침수차 조회 무료 카히스토리…책임보험 환불 30일 안에 청구

입력 2026-10-15 18:4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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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처리 침수사고 4건 중 1건은 수리해 되팔 수 있는 분손 침수 숨기면 90일 내 계약해제·등록취소…24일 특별합동단속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물은 빠져도 흔적은 남는다. 올여름 장마와 태풍에 잠긴 차들이 가을 중고차 매물로 돌아오는 때다. 보험으로 처리된 차량 침수사고는 열에 아홉 이상이 7~10월에 몰린다. 겉은 말끔히 닦여도 시트 밑과 엔진룸에는 흙이 남고, 그 흙을 지우고 '무사고'로 파는 차가 소비자원과 국토교통부에 잇달아 접수된다.

◆ 침수차 4대 중 1대는 '수리해서 팔 수 있는 차'

보험개발원이 집계한 2020~2024년 5년간 보험 처리 침수사고는 3만6214건이다. 이 가운데 95.6%가 7~10월에 났다.

침수차라고 다 폐차되지는 않는다. 보험사가 전손으로 처리한 차는 4건 중 3건꼴이고, 나머지는 고쳐서 다시 팔 수 있는 분손이다. 5년간 분손만 1만건에 가깝다.

전손 차는 법으로 묶인다. 소유자는 전손 사실을 안 날부터 30일 안에 폐차를 요청해야 하고, 어기면 과태료가 최대 1000만원이다. 종전의 세 배 넘게 올렸다. 그런데도 국토부가 2022년 자동차관리정보시스템에서 확인한 침수차 1만8천여대 가운데 3천대 넘게가 폐차되지 않은 채 소유자 손에 있었다.

◆ 카히스토리·자동차365 무료 조회…'보험 안 탄 차'가 구멍

보험개발원 카히스토리는 침수차 조회를 비롯해 침수·전손 폐차 이력을 누구나 무료로 확인할 수 있게 열어 뒀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365는 정비이력, 성능점검 기록, 보험 전손·분손, 지자체 침수 내역 등 다섯 가지를 매매용 차량에 대해 무료로 보여준다. 차를 보러 가기 전 두 곳을 거치는 게 첫 관문이다.

문제는 보험을 타지 않은 차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보험사로부터 보상받지 않은 사고인 경우에는 카히스토리에서도 조회되지 않는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비로 정비소에서 씻고 고친 차는 두 조회망 모두에서 빠진다.

보험개발원 통계로 종합보험 가입 차량 중 자차보험이 없는 차가 10대 중 3대꼴이다. 금융감독원이 2020년 국정감사에 낸 자료에서는 침수 전손 차량의 자차 가입률이 71.6%였고, 화물차는 1%에도 못 미쳤다.

한 대학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침수차의 30%가량이 보험을 통한 전손 처리가 불가능해 암암리에 중고차 시장으로 들어선다"며 "침수 차주가 중고차 업체에 차를 넘기면 업자가 정비를 거쳐 일반 중고차로 둔갑시켜 내놓는다"고 말했다.

◆ 바닥 매트 잠겼으면 침수차…안전벨트 끝단·퓨즈박스 보라

법은 실내 바닥 매트 위로 물이 찬 차부터 침수차로 본다. 국토부가 2024년 내놓은 침수차 불법유통 방지 가이드라인의 기준이다.

조회망에 안 걸린 차는 눈으로 걸러야 한다. 안전벨트를 끝까지 당겨 끝단에 흙물 자국이 있는지, 퓨즈박스와 시트 레일 같은 금속 부위에 녹과 토사가 남았는지 살피는 방법이 쓰인다.

소비자원에 접수된 사례에서는 구매 6개월 만에 바닥과 엔진룸에서 토사가 나와 침수 소견을 받았지만, 업체는 공사장을 다닌 차라며 인정하지 않았다. 또 다른 사례는 침수 무사고 판정을 받은 벤츠를 반값에 샀다가 한 해 전 장마철 침수 이력이 뒤늦게 드러났다.

◆ 책임보험 환불, 인도 30일·2000㎞ 안에

매매업자에게 산 중고차에는 성능·상태점검 책임보험이 붙는다. 점검 기록부와 실제 차 상태가 다르면 이 보험으로 보상받는다. 보증 기간은 인도일로부터 30일 또는 주행 2000㎞ 가운데 먼저 오는 쪽까지다. 이 기한을 넘기면 청구 자체가 막힌다.

절차도 가린다. 자동차365 안내상 사설 정비소에서 먼저 고치면 보상이 거절될 수 있어 지정 제휴 정비소를 거쳐야 한다. 주행거리 20만㎞를 넘긴 차와 개인 직거래 매물은 아예 보험 가입 대상이 아니다.

제도는 실제로 돈을 내 왔다. 국토교통부가 2022년 국정감사 때 국회 정무위원회 김병욱 의원실에 낸 자료로는 도입 뒤 3년 동안 6만여건에 668억원이 지급됐다.

침수를 숨겨 판 거래는 보험과 별개로 계약을 되돌릴 수 있다. 자동차관리법상 침수 고지가 실제와 다르면 구매자는 인도일로부터 90일 안에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숨긴 매매업자는 사업 등록이 취소되고, 고지 의무를 어긴 종사원은 3년간 매매업체에 고용되지 못한다.

◆ 분쟁 가면 합의는 열에 넷

한국소비자원이 2021~2023년 접수한 중고차 피해구제 330건 가운데 열에 여덟이 성능·상태 고지와 실제가 다른 경우였다. 그중 사고·침수 정보가 부실한 건이 62건이었다.

사업자와 합의에 이른 비율은 38.8%, 환급은 11.5%에 그쳤다. 피해를 낸 사업자 소재지는 경기·인천·서울 등 수도권이 열에 여덟이었다.

◆ 24일 합동단속, 12월 판매자 보증보험 입법

국토부는 8월 중고차 소비자 보호 대책을 내놨다. 성능점검 기록부 부실 민원이 전체 중고차 민원의 80%를 차지하고, 소비자에게 전가된 성능보험료가 5년 만에 2.2배로 뛰었다는 진단에서다. 대책은 점검자가 드는 책임보험을 판매자 보증보험으로 합쳐 판매자에게 하자보증 책임을 지우는 쪽이다.

침수 이력을 잘못 점검한 성능점검자에게 과실 여부를 따지지 않고 과징금·사업정지를 내리는 기준은 이달 시행된다. 침수를 숨겨 판 매매업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3배를 물리는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은 지난달 국회 심사에 올랐다.

국토부는 24일 가을철 중고차 불법유통과 성능점검 기록부 허위기재 특별합동단속에 나선다. 책임보험을 판매자 보증보험으로 통합하는 후속 입법은 12월 추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