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넘게 늦은 열차 11만4천회, 배상금 178억원
자체 헌장 기준으론 88%대…2012년보다 9%p 가까이 하락
KTX 열차 6대 가운데 1대꼴로 예정보다 5분 넘게 늦게 도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속도와 함께 고속철도 경쟁력의 핵심인 정시성에 빨간불이 켜졌지만,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국제 기준을 들어 정시율이 99%를 넘는다고 밝혀 왔다. 승객에게 약속한 자체 기준으로 따지면 정시율은 88%대에 그친다.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조인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코레일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까지 KTX 운행 72만2천252회 가운데 5분 이상 지연은 11만4천228회(15.8%)였다. 지연율은 2023년 20.9%로 정점을 찍었고 지난해에도 14.2%였다.
정시율은 어떤 잣대를 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코레일이 내세우는 국제철도연맹(UIC) 기준은 15분 59초 안에만 도착하면 정시로 쳐 정시율이 99.57%에 이른다. 반면 코레일 고객서비스헌장은 고속열차가 5분 이상 늦으면 지연으로 본다.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헌장 기준으로는 올해 1~8월 88.15%로, 2012년(97.1%)보다 9%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정일영 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약 99.6%의 정시율을 언급하는 것은 국민의 불편에 매우 둔감한 대응"이라고 꼬집었다. 올해 1~8월 60분 이상 늦은 열차는 이미 지난해 연간 규모를 넘어섰다.
지연 배상금도 쌓였다.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고속·일반열차 이용객 332만1천명에게 178억1천만원이 지급됐고, 지난해에만 45억600만원이 나갔다.
지연 원인은 승하차 등 영업 관련이 33.7%로 가장 많았고 운전 정리(19.9%), 선로 보수에 따른 서행(19.7%)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용산역과 창원중앙역에 선 열차는 각각 86.8%, 87.5%가 계획 정차시간을 넘겼다.
게다가 정차역이 늘면서 운행시간도 길어졌다. 올해 1~8월 서울~부산 KTX 평균 소요시간은 2010년보다 9분 9초 늘어난 2시간 47분 58초다.
이 같은 상황은 외국 고속철도와는 격차가 크다. 일본 JR도카이에 따르면 도카이도 신칸센의 2024년도 열차 1편당 평균 지연시간은 자연재해에 따른 지연을 포함해 1.4분이었다.
조인철 의원은 "지연 원인 1위가 승하차인 만큼 열차 문과 승강장 높이를 맞춰 타고 내리는 시간을 줄이는 고상홈 도입 등 구조적인 개선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