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흉기난동범, 22년전 첫 살인미수 범행… 형량은 고작 '집행유예'

입력 2026-10-15 14: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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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대형 상업시설에서 50대 남성이 흉기 난동을 벌여 이용객 8명이 다쳤다. 사진은 건물 2층 식당가 CCTV에 담긴 피의자 모습. 연합뉴스
13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대형 상업시설에서 50대 남성이 흉기 난동을 벌여 이용객 8명이 다쳤다. 사진은 건물 2층 식당가 CCTV에 담긴 피의자 모습. 연합뉴스

인천의 한 대형 상업시설에서 무차별 흉기 난동을 벌여 50대 남성이 22년 전 처음으로 살인미수 범행을 저질렀을 당시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이유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에도 흉기를 이용한 범행은 반복됐고, 2015년이 돼서야 실형과 함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착용 명령이 내려졌다.

15일 연합뉴스가 확인한 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지난 13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대형 상업시설에서 흉기를 휘두른 A(59)씨의 첫 살인미수 범행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A씨는 전셋집이 경매에 넘어가면서 보증금 900만원을 돌려받지 못하게 되자, 양말 속에 과도를 숨겨 집을 소개해 준 공인중개사 사무소 직원을 찾아갔다. 이후 다른 직원들이 모두 퇴근하기를 기다렸다가 피해자의 뒤로 접근해 어깨와 가슴 등을 흉기로 찔렀다.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1심 법원은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자신의 행동으로 피해자가 숨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다만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이었던 점과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 잘못을 뉘우치는 태도 등이 양형에 반영됐다.

실형을 선고받았던 A씨의 형량은 항소심에서 크게 줄었다.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으로 감형됐다. 피해자와 합의한 점이 참작된 것이다. 이에 A씨는 교도소에 수감되지 않고 풀려났다.

13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대형 상업시설에서 50대 남성이 흉기 난동을 벌여 이용객 8명이 다쳤다. 사진은 건물 2층 식당가 CCTV에 담긴 피의자 범행 모습. 연합뉴스
13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대형 상업시설에서 50대 남성이 흉기 난동을 벌여 이용객 8명이 다쳤다. 사진은 건물 2층 식당가 CCTV에 담긴 피의자 범행 모습. 연합뉴스

그러나 3년 뒤인 2007년, A씨는 또다시 흉기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당시 함께 살던 여성 B씨와 술을 마시다가 다툼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B씨가 먼저 과도로 A씨를 공격하자 흉기를 빼앗아 B씨를 찔렀다.

두 사람은 모두 흉기를 이용한 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은 B씨도 A씨를 다치게 했고, 양측이 서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고려해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후 A씨는 B씨와 혼인신고를 했지만 결국 이혼했다.

흉기를 이용한 A씨의 범행은 반복됐다. 재결합을 거부하는 B씨를 다시 흉기로 공격한 것이다. 당시 A씨는 부엌칼로 B씨의 팔과 손, 심장 부위 등을 여러 차례 찌른 것으로 조사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삼단봉으로 A씨의 팔을 내리쳤지만, A씨는 흉기를 내려놓지 않은 채 B씨를 계속 공격하려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엔 법원도 A씨의 재범 가능성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하는 한편, 출소 후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착용하도록 명령했다. 당시 재범위험성 평가에서 A씨는 14점을 받아 '높음' 수준으로 분류됐다. 전자발찌 부착 기간은 2029년 2월 23일까지로 정해졌다.

13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대형 상업시설에서 50대 남성이 흉기 난동을 벌여 이용객 8명이 다쳤다. 사진은 현장 감식 진행 중인 건물 2층 식당가 모습. 연합뉴스
13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대형 상업시설에서 50대 남성이 흉기 난동을 벌여 이용객 8명이 다쳤다. 사진은 현장 감식 진행 중인 건물 2층 식당가 모습. 연합뉴스

A씨는 정신과적 문제를 앓고 있었고 범행 당시 술에 취해 있었다는 점을 들어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항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처럼 두 차례 집행유예와 한 차례 실형을 선고받은 A씨는 출소 후에도 전자발찌를 착용한 채 생활해 왔다.

그러다 지난 13일 오후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대형 상업시설 씨앤씨(see&see) 건물에서 일면식도 없는 시민들을 상대로 또다시 흉기를 휘둘렀다.

A씨는 양손에 흉기를 테이프로 고정한 채 건물 안을 돌아다니며 시민 10명을 공격하거나 위협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 가운데 19세 여성 1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돼 응급수술을 받았다. 이후 심장박동은 회복했으나 의식을 되찾지 못했다.

다른 피해자 5명은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2명은 통원 치료 중이다. 나머지 2명은 다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전날 A씨에 대해 살인미수와 공공장소 흉기소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