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생활권 파고든 불특정 대상 '이상동기범죄'…예방도 대응도 제자리

입력 2026-10-14 15: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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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형 상업시설 칼부림 8명 부상…범행 일주일 전 경찰 조사, 참사 못 막아
서현역 참사 뒤 출범 광역예방순찰대, 지구대·파출소 인력 40% 전입 112 출동 기여도 0.1% 미만

전날 인천 대형 상업시설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14일 인천 남동구 다중 이용시설에서 경찰이 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 인천 대형 상업시설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14일 인천 남동구 다중 이용시설에서 경찰이 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다시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흉기 난동이 시민들의 일상 공간을 파고들면서 범죄 예방 체계와 현장 경찰력의 실효성이 도마에 올랐다.

앞서 2023년 분당 서현역 흉기 난동 이후 범죄 예방을 위해 출범한 광역예방순찰대가 일선 치안 인력을 흡수하고도 112신고 대응 등에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마저 제기된다.

특히 지난 13일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대형 상업시설에서 흉기 난동으로 이용객 8명을 다치게한 범인이 범행 일주일 전 흉기 소지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범죄 예방 체계의 허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흉기 난동을 벌이고 현장에서 검거된 A(59)씨는 범행 일주일 전인 지난 6일 인천 계양경찰서에서 공공장소 흉기 소지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A씨가 살인미수 전과로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흉기로 타인을 위협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고 구속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소지한 흉기는 임의제출 방식으로 압수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흉기를 소지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1인 시위용 푯말에 구멍을 뚫기 위한 것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동기 범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3년 7월 서울 신림역 인근에서 조선이 행인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고, 같은 해 8월 경기 성남시 분당 서현역 백화점에서는 최원종의 흉기 난동으로 2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이후에도 대구를 포함한 전국 곳곳에서 불특정 다수를 향한 '이상동기범죄'가 이어지고 있다.

범죄 예방을 위해 출범한 경찰 조직의 실효성도 지적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출범한 광역예방순찰대 인력 가운데 지구대·파출소에서 전입한 인원은 1천46명으로 전체의 40%에 달했다.

문제는 최일선의 인원들을 흡수하고도 2024년부터 올해 8월까지 순찰대 활동 중 112신고 출동 기여도는 전체 출동의 0.1% 미만에 그쳤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경찰과 지방자치단체, 복지·의료기관, 주민이 함께 대응하는 생활권 중심의 예방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박동균 대구한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상동기 범죄를 예방하려면 경찰의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주민 안전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지방자치단체와 나누는 자치경찰제를 통해 지역 실정에 맞는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치료받은 병원에 대한 불만이 있었고, 병원 측의 신고에 따라 경찰 수사를 받게 된 데 불만이 있었다"며 자신의 불만을 사회적으로 알리고 싶어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