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철에도 웃지 못하는 포도농가…샤인머스캣 가격 하락에 한숨

입력 2026-10-12 15:4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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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시 대책회의 '품종·품질·유통·수출' 개선

12일 김천시 백옥동의 한 포도밭에서 농민 이은수(54) 씨가 샤인머스캣 상태를 살피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12일 김천시 백옥동의 한 포도밭에서 농민 이은수(54) 씨가 샤인머스캣 상태를 살피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포도를 지금 수확해 팔면 팔수록 손해입니다."

12일 경북 김천시 백옥동의 한 포도밭. 농민 이은수(54) 씨는 봉지에 싸인 샤인머스캣을 살피며 한숨을 내쉬었다. 수확철을 맞았지만 가격이 떨어져 포도를 내다 팔아도 생산비조차 건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씨에 따르면 최근 거래된 샤인머스캣 가격은 2㎏ 한 상자에 4천원에도 못 미친다. 그가 추산한 상자당 생산원가인 5천원을 밑도는 수준이다. 그는 "한 상자를 팔 때마다 1천원 이상 손해를 보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전국적인 샤인머스캣 재배면적 증가와 조기 출하를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 꼽았다. 출하 물량이 늘어난 가운데 품질이 떨어지는 포도까지 유통되면서 소비자 신뢰를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샤인머스캣이 제 맛을 내려면 당도가 16브릭스(Brix) 정도는 돼야 하지만 12브릭스에도 못 미치는 포도가 시장에 나오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 도매시장 통계에서도 가격 하락세가 확인되고 있다. 김천시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김천시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샤인머스캣 평균가격은 2㎏당 약 5천3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6천400원)보다 17.2% 떨어졌다. 가격이 높았던 2021년 9월(1만5천800원)과 비교하면 5년 만에 가격이 3분의 1 수준으로 주저앉은 셈이다.

농가의 어려움이 커지자 김천시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시는 지난 8일 조현애 부시장 주재로 농업기술센터 소장과 과장, 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포도산업 현안 대책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는 샤인머스캣에 편중된 생산 구조와 출하 시기 집중에 따른 가격 하락 문제를 점검했다. 시는 ▷품종 다양화 ▷품질 중심의 생산·유통체계 강화 ▷수출 확대를 통한 출하 물량 분산과 판로 다변화를 중점 추진하기로 했다.

조 부시장은 "단편적인 지원책을 넘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대응책이 필요하다"며 "품종 다양화와 품질 고급화, 유통 개선, 수출 확대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강조했다.

김천시는 8일 조현애 부시장 주재로 농업기술센터 소장과 과장, 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포도산업 주요 현안과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대책회의를 열었다. 김천시 제공
김천시는 8일 조현애 부시장 주재로 농업기술센터 소장과 과장, 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포도산업 주요 현안과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대책회의를 열었다. 김천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