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홍경임] 노을빛 수성못에서 그리는 대구의 꿈

입력 2026-10-20 15:55:32 수정 2026-10-20 17:5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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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임 대구 수성구의회 의장

홍경임 대구 수성구의회 의원
홍경임 대구 수성구의회 의원

예전의 대구는 한강 이남의 문화와 경제의 중심지였고, 거리마다 청년들의 활력이 넘쳐나고 일자리가 풍부했던 도시였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성장의 시계가 멈추고, 미래를 책임질 청년들이 하나둘 고향을 떠나며 도시의 온기가 조금씩 식어가고 있다.

지방의회의 일원이자 이 도시를 깊이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쇠락해 가는 현실 앞에 무거운 책임감과 마음 깊은 자책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어떻게 해야 우리 대구를 다시 살리고 가슴 뛰는 도시로 만들 수 있을까?

그 첫걸음은 단연 유망 기업을 유치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청년들이 다시 희망을 품게 하는 경제적 토대를 다지는 일이다.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된 수성알파시티의 디지털·AI 중심 신산업 생태계 육성이나 미래 성장동력 확보는 도시의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전제 조건이다.

그러나 일자리만으로는 사람들의 마음을 온전히 사로잡기 어렵다. 단지 '일하러 오가는 공간'을 넘어, 누구나 한 번쯤 꼭 와보고 싶고 오랫동안 머물고 싶어 하는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 대구만의 특색 있는 문화시설과 감성적인 콘텐츠가 채워져야 한다.

해 질 녘 수성못을 조용히 거닐어 본다. 아늑한 저녁노을이 앞산 자락에 걸치면서 잔잔한 수면이 따스한 붉은빛으로 물들어진다. 수변 카페마다 따듯한 불빛이 하나둘 켜지며, 바람을 타고 들려오는 버스킹 음악 소리와 산책하는 시민들의 여유로운 발걸음이 어우러진다. 이곳이야말로 바쁜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참된 휴식과 감성을 선사하는 '도심 속 문화 휴식처'이다.

이 정겨운 수성못 일대에 머지않아 국제적 수준의 문화 인프라가 들어설 예정이다.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2천 석 규모의 관람석을 갖춘 '수성못 수상공연장'이 연내 착공에 들어가면, 품격 높은 글로벌 시그니처 공연과 다채로운 축제가 펼쳐지며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이다. 여기에 수성못과 들안길 먹거리타운, 들안예술마을을 잇는 경관보도교인 수성브리지와 문화거리가 완성되면, 이동과 관람·체류가 하나로 이어지는 독창적인 문화 생태계가 구축될 것이다. 잠시 스쳐 지나가는 유원지에 머물던 수성못 일대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문화·관광지로 크게 발돋움하는 순간이다.

나아가 우리에게는 대구의 미래 지도를 새로 그릴 대형 프로젝트가 기다리고 있다. 제2작전사령부, 제5군수지원사령부, 방공포병학교 등 군부대가 떠난 자리에 대학병원과 연구기관이 연계된 종합 의료 클러스터, 금융 중심 도심복합타운, 글로벌 에듀파크(교육 특화지구) 등이 조성되면 의료·금융·교육·첨단산업이 상호 연계하는 도시의 신성장축으로 발전할 예정이다.

아울러 K-2 군공항 이전에 따른 '대구 공항후적지'에 첨단 산업과 문화, 글로벌 관광, 상업 거점이 어우러진 미래형 수변도시가 건설되면 대구의 도심 지형을 크게 바꿀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십 년간 단절되었던 도심 공간이 청년들이 일자리를 가지고 문화를 즐기는 첨단 의료와 교육,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공간으로 탈바꿈할 때, 대구는 생기와 기품이 넘치는 '젊고 힙한 매력 도시'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이다.

도시의 위대한 대전환은 한 사람이나 특정 기관의 힘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다. 정부와 대구시, 그리고 지방의회가 긴밀히 머리를 맞대고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한다. 시민의 열망을 가슴에 품고, 예전의 활력 넘치던 대구, 누구나 찾고 싶어 하는 매력적인 대구를 향해 다같이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