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6일 대법원 국정감사를 앞두고 증인 출석이 어렵다는 의견서를 국회 법사위에 냈다. 대법관 인사에 대한 대통령과의 협의 내용 등 민감한 사항을 공개하기 어렵고, 제청권 행사와 관련해 고발이 이뤄져 수사 가능성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회가 대법원장의 헌법상 권한인 제청권(提請權) 행사에 대해 증언하게 하는 것은 삼권분립과 사법권 독립에 반한다는 주장도 담겼다.
더불어민주당은 곧바로 반박했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4일 일반 증인으로 채택된 만큼 증언감정법상 출석 의무가 있고 불출석은 국회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대법원장은 성역이 아니고 사법부 독립은 위헌 행위에 대한 침묵의 방패가 아니라고도 했다. 동행명령, 고발 등 후속 조치도 거론된다.
성역이 아닌 것은 맞다. 그러나 성역이 아니라는 것과 증인석에 세워도 된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국회가 묻겠다는 것은 헌법이 대법원장에게 독립적으로 맡긴 제청권의 행사 과정이다. 청와대와의 협의 과정이 얽혀 있고 수사 가능성까지 겹친 상황에서 증인으로서의 답변은 정치 공방과 형사 절차 양쪽에서 쓰일 수 있다.
법사위는 지난달 21일 대법원을 국정감사 기관 증인으로 의결(決議)한 데 이어 28일에는 조 대법원장을 특정 현안의 일반 증인으로 추가 채택했다. 대법원장의 증인 출석 의무 여부를 두고 여당은 증언감정법을, 대법원은 대법원장에게 출석·답변 의무를 부과하지 않은 국회법 121조의 취지를 든다. 해석이 갈리는 만큼 법적 판단이 나오기 전에 불출석을 위법으로 단정해선 안 된다.
대법원장의 불출석은 국회 무시가 아니라 제청권 행사를 정치적 신문(訊問)의 대상으로 삼지 않겠다는 선택으로 읽어야 한다. 대법원장의 일반 증인 출석 여부도 헌법기관 간 힘겨루기가 아닌 법의 판단으로 가릴 문제다. 국회가 검증을 포기할 수 없듯 대법원장도 제청권의 독립을 포기할 수 없다. 사법부 독립을 지키는 일은 대법원장 개인을 지키는 일이 아니라 국민이 기댈 안전판을 지키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