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는 동성로로, 영주 사과는 전국으로…유통 경계 허물어진다

입력 2026-10-01 14:56:44 수정 2026-10-01 15:4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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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브랜드, 지역 오프라인 공략 확대
지역 농식품은 플랫폼 타고 판로 넓혀
접점 넓어졌지만 실질적 수익 연결은 과제

대구 중구 동성로에 위치한 무신사 스탠다드 동성로점. 온라인에서 성장한 무신사는 2023년 9월 이곳에 첫 비수도권 매장을 열며 지역 오프라인 시장으로 영역을 넓혔다.
대구 중구 동성로에 위치한 무신사 스탠다드 동성로점. 온라인에서 성장한 무신사는 2023년 9월 이곳에 첫 비수도권 매장을 열며 지역 오프라인 시장으로 영역을 넓혔다.

대구 동성로 한복판에는 온라인에서 출발한 무신사를 찾는 사람들이 몰리고, 경북에서 만든 농식품은 온라인 장바구니에 담겨 전국으로 향한다. 온라인 기업은 지역 상권에서 새로운 고객을 찾고, 지역 업체는 온라인에서 새로운 시장을 찾으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지역과 전국을 가르던 유통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2023년 9월 대구 동성로에 무신사 스탠다드의 첫 비수도권 매장을 열었다. 무신사에 따르면 올해 1~8월 동성로점 방문객은 71만명을 넘어섰고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3%, 외국인 구매는 29% 늘었다. 매출과 방문객 모두 비수도권 매장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온라인에서 상품을 살펴보던 소비자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입어보고 구매하는 모습도 자연스러워졌다. 최근 동성로점을 찾은 한 소비자는 "온라인에서 보던 브랜드를 직접 입어볼 수 있어서 종종 온다"며 "무신사뿐 아니라 온라인에서 유명한 매장이 대구에 들어오면 다른 곳들도 함께 둘러보는 편"이라고 말했다.

쿠팡이 지역 중소상공인과 농·수·축산물 생산자의 온라인 판로 확대를 지원하는
쿠팡이 지역 중소상공인과 농·수·축산물 생산자의 온라인 판로 확대를 지원하는 '착한상점'. 경북농식품유통교육진흥원은 쿠팡과 협력해 지역 농식품 업체의 온라인 판매를 지원하고 있다. 쿠팡 제공

반대 방향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지역에서 생산한 상품이 온라인 플랫폼을 타고 전국 소비자를 만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1일 발표한 '8월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4조2천118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7.3% 증가했다. 음·식료품은 9.8%, 농축수산물은 15.4% 늘었다.

지역 농식품 업체들도 이 시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경북농식품유통교육진흥원은 쿠팡과 함께 '착한상점'을 통해 지역 농식품 업체의 온라인 판로 확대를 지원하고 있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참여한 경북 업체는 110여곳, 판매 상품은 1천200여개에 달하며 누적 매출은 340억원을 넘어섰다. 진흥원 관계자는 "쿠팡과의 협력을 통해 경북 농식품이 지역을 넘어 전국 소비자와 만날 수 있는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역 업체의 실질적인 매출 증대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유통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경북 영주에서 생산된 영주마실푸드엔헬스㈜의 사과가 쿠팡을 통해 전국 소비자에게 판매되고 있다. 해당 상품은 쿠팡
경북 영주에서 생산된 영주마실푸드엔헬스㈜의 사과가 쿠팡을 통해 전국 소비자에게 판매되고 있다. 해당 상품은 쿠팡 'BEST AWARDS' 상품으로 표시돼 있으며 최근 한 달간 7만명 이상이 구매했다. 쿠팡 화면 캡처

영주에서 사과 등을 판매하는 영주마실푸드엔헬스㈜도 온라인에서 새로운 시장을 찾은 업체 중 하나다. 이 업체는 초창기 직판과 각종 행사를 중심으로 상품을 판매했지만 온라인으로 방향을 돌린 뒤 현재 전체 매출의 약 90%가 온라인에서 발생하고 있다. 주문 역시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소비자가 대부분이다.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착한상점 기획전에서 두 달간 약 8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온라인 판로 확대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다만 판로와 소비자 접점 확대가 곧바로 지역 상권이나 업체의 수익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동성로의 한 상인은 "무신사가 들어오고 젊은 사람들이 많아진 건 확실히 느끼지만 몇몇 큰 매장만 들렀다가 가는 경우가 많아 주변 작은 가게 매출까지 같이 늘었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온라인에 진출한 지역 업체 역시 전국 소비자를 만나는 대신 전국의 상품과 가격으로 경쟁해야 한다. 한 지역 농식품 업체 관계자는 상품의 품질이 좋아도 가격 경쟁에서 밀리면 온라인에서 노출되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