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사카나AI, 멀티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 시스템 '후구' 출시…"AI 주권 확보 수단"
도쿄 소재 AI 연구소 사카나AI가 6월 22일 멀티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 시스템 '후구(Fugu)'를 공개하며 "AI의 미래는 프런티어 모델 개발자가 아닌 오케스트레이터의 것"이라고 선언했다.
사카나AI가 출시한 후구와 후구 울트라는 멀티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 시스템으로, 프런티어 모델을 직접 훈련하지 않고도 SWE-Pro에서 54.2점, GPQA-다이아몬드에서 95.1점을 기록했다. 앤트로픽의 페이블·미토스와 주요 벤치마크에서 대등한 성능을 보였다.
후구는 새로운 프런티어 모델을 처음부터 훈련하는 대신, 70억 개 파라미터 규모의 오케스트레이터 모델을 훈련해 외부 모델 중 어느 것이 각 문제를 처리해야 할지 결정하도록 설계됐다. 이 오케스트레이터는 서드파티 모델 풀을 호출하고 하위 작업을 위임한 뒤 하나의 답변을 합성해 OpenAI 호환 엔드포인트로 반환한다.
사카나AI는 전 구글 브레인 출신 데이비드 하(David Ha)와 '어텐션 이즈 올 유 니드(Attention Is All You Need)' 논문 공동 저자 리온 존스(Llion Jones)가 창업했다. 후구의 기술적 토대는 사카나AI가 ICLR 2026에서 발표한 두 편의 논문, '트리니티(Trinity)'와 '컨덕터(Conductor)'다.
데이비드 하 사카나AI 최고경영자(CEO)는 닛케이아시아 기고문에서 "AI의 미래는 집단적이고 회복력이 있으며, 일본에서 만들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하 CEO는 "라우팅 개념은 미국과 중국의 대형 모델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에 대한 예방책이기도 하다"고 설명하며, 독점 모델·오픈소스 모델·미국 프런티어 모델을 조합해 특정 국가나 기업의 기술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는 것이 AI 주권 확보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출시 배경에는 미국의 수출 규제도 작용했다. 6월 12일 미국 수출 통제 조치로 앤트로픽의 고급 모델 클로드 페이블 5와 미토스 프리뷰에 대한 글로벌 접근이 갑자기 차단됐다. 사카나는 후구를 "수출 규제 위험 없이 프런티어 수준의 성능을 제공한다"는 점을 내세워 출시했다.
이번 출시는 AI 업계 전반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가트너는 2026년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의 40%에 작업별 AI 에이전트가 포함될 것으로 예측했는데, 이는 2025년의 5% 미만에서 급증한 수치다. 가트너에 따르면 멀티에이전트 시스템 관련 문의는 2024년 1분기부터 2025년 2분기 사이 1,445% 급증했다.
프로그레스 소프트웨어 최고AI책임자(CAIO)는 "2023~2025년이 파일럿과 프로토타입의 시대였다면, 2026년은 오케스트레이션·거버넌스·규모 확장의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Y·세일즈포스·JP모건 등 글로벌 대기업들은 이미 수천 개의 워크플로에 걸쳐 수조 건의 데이터를 오케스트레이션하며 업무 사이클 단축과 부서 간 자동화에 활용하고 있다.
다만 회의적 시각도 존재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후구를 "매우 뛰어난 마케팅 스토리를 가진 프리미엄 모델 라우터"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오케스트레이션에 따른 지연·속도 제한·비용 등의 부담이 실재하며, 단일 프런티어 모델 대비 품질 우위가 아직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후구의 가격은 월 20달러·100달러·200달러 구독제 또는 종량제로 제공되며, 후구 울트라는 입력 토큰 100만 개당 5달러, 출력 100만 개당 30달러다. 사카나AI는 2026년 3월 일반에 공개한 '사카나 챗'도 운영 중이며, 여기에는 일본 맞춤형 대규모 언어모델 '나마즈(Namazu)' 시리즈 알파 버전과 웹 검색 기능이 탑재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