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총리, BBC·스카이뉴스 통해 이란 개입 첫 공식 확인…이란 "근거 없는 억측" 부인
앤디 번햄 영국 총리가 미군이 대이란 폭격 임무에 사용 중인 RAF 페어퍼드 공군기지 인근 보안 사건에 이란이 개입했다는 "강력한 정황"이 있다고 30일(현지시간) 공식 확인했다.
번햄 총리는 이날 BBC와의 인터뷰에서 "주말 RAF 페어퍼드에서 벌어진 일에 이란이 관여했다는 강력한 정황이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복잡하고 중대한 경찰 수사"라고 밝혔다. 그는 스카이뉴스에도 출연해 "우리는 이란이 개입했다는 우리의 믿음을 이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미군 B-1 폭격기가 대이란 임무를 수행하는 잉글랜드 서부 RAF 페어퍼드 기지 인근에서 5명이 폭발물 관련 혐의와 테러 혐의로 체포된 것이 발단이다. 체포된 이들은 런던 출신 23~25세 영국 국적자 5명으로, 현장에서 밴 3대를 조사한 결과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아 보석으로 석방됐다.
사건은 일요일 이른 시간 흰색 밴 3대가 RAF 페어퍼드 방향으로 접근하면서 시작됐으며, 경찰은 5명을 폭발물 및 테러 혐의로 체포했다가 이후 보석 처리했다. 수사관들은 차량 내부에서 폭발 장치는 찾지 못했지만 일정량의 연료를 발견했다.
대테러 경찰 고위 간부 로렌스 테일러는 "즉석 폭발 장치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공식 확인하면서도 "일정량의 휘발유가 회수됐다"고 덧붙였다. 번햄 총리는 이번 사건 발생 후 이번 주 비상 안보 회의를 주재했다고 밝혔다.
영국 의회는 현재 휴회 중이지만, 번햄 총리는 "필요하다면 의원들을 소집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용의자들이 "우리 기지에 큰 피해를 입히려 했다"며 "영국과의 공조가 잘 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트럼프는 용의자들을 보석으로 석방한 결정에 대해 "나라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란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영국이 "엉뚱한 나무를 짖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란 런던 대사관도 성명을 내고 이란을 이번 사건과 연결하려는 시도를 "단호히 거부하고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영국 정보당국이 적대 국가의 위협 증가를 경고하는 가운데 발생했다. 영국 정보기관들은 이란과 러시아가 영국 내에서 대리인을 통해 범죄를 저질러 왔다고 밝혀 왔으며, 이란이 연루된 국가 안보 사건 수는 지난 6개월 사이 50% 늘었다.
번햄 총리의 이날 발언은 영국 당국이 이란을 이번 사건의 배후로 지목한 첫 공식 입장이다. 당국은 위협의 구체적 성격에 대해서는 추가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경찰 수사는 계속 진행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