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위 아이온큐·SDT, 아태 양자 생산 기지로 구미 낙점
대당 500억~1천억원대 완제품 조립… 국가 정책 선점 교두보 마련
초기 해외 의존 한계… 부품 국산화·전문 인력 양성 정책 지원 시급
연구실과 소프트웨어에 머물던 대한민국 양자(Quantum) 산업이 마침내 '실물 제조' 영역으로 발을 딛는다. 대전이 원천 연구를, 수도권이 소프트웨어·알고리즘 생태계를 구축할 때 초정밀 양자컴퓨터의 실물 조립과 패키징을 담당할 국내 최초의 '양자 파운드리' 생산 기지로 경북 구미 국가산단이 확정됐다.
이는 반도체와 방위산업, 차세대 로봇에 이어 미래 기술의 정점으로 꼽히는 양자컴퓨터 하드웨어 거점까지 구미가 선점했음을 보여준다.
28일 산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선도 양자기업인 아이온큐(IonQ)와 국내 대표 양자 기술 기업 SDT가 경북도와 업무협약을 통해 아시아·태평양 공급망의 생산 거점으로 구미를 택한 배경에는 반세기 동안 축적된 정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제조 역량이 자리 잡고 있다.
양자컴퓨터는 슈퍼컴퓨터가 100년 걸릴 계산을 1분 만에 풀어내는 차세대 연산 시스템이지만, 이를 실물로 구현하려면 극저온 챔버, 초고진공 용기, 초정밀 광학 제어 부품 등 제조업 최고 난도의 정밀 가공 기술이 필수적이다.
이미 반도체 소재·부품과 방산 정밀 전자장비 협력망을 탄탄히 다진 구미의 제조 생태계가 유치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구미시는 산단 내 세 곳의 공장 후보지 실사를 마쳤으며, 올 하반기에서 연말 사이 수백억~1천억원대 규모의 부지 매입과 본 투자협약을 순차적으로 가시화할 방침이다.
구미가 생산할 양자컴퓨터는 대당 최소 500억원에서 1천억원을 호가하는 초고부가가치 완제품이다. 초기 연간 1, 2대 생산 만으로도 수백억원대 부가가치가 창출되며 국내 유일의 하드웨어 제조 파운드리를 선점함으로써 향후 정부의 양자 특화단지 지정과 국책 실증 연구개발(R&D) 사업 등 국가 차원의 정책 지원을 흡수할 교두보를 마련했다.
다만 '부품 국산화'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현재 주요 부품은 국내 생산 기반이 없어 초기에는 전량 해외에서 들여와 조립해야 하는 실정이다.
구미가 단순 조립 하청기지로 머물지 않으려면 관내 정밀가공·전자 기업들이 극저온·진공·센싱 등 양자급 핵심 부품을 직접 생산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R&D 지원과 지자체 펀드 조성이 신속히 이어져야 한다. 양자 하드웨어를 다룰 전문 엔지니어 양성과 고급 인력 정주 여건 개선 역시 필수 실행 과제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2030년 양자 상용화 시대가 본격화되면 관련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지역 소부장 기업들의 가치는 폭발적으로 뛸 것"이라며 "반도체와 방산에 이어 미래 산업의 최종 종착지가 구미가 될 수 있도록 제조 주권의 뿌리를 단단히 내리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