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원화결제 하면 3~8% 증발…DCC 차단 신청은 1.3%뿐

입력 2026-09-27 09: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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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해외결제 15조 중 DCC 18.3%…차단은 카드사 앱서 1분 150달러·미국 200달러 면세, 환율은 수입신고 시점 고시가 기준

10월 가을 정기 세일과 11월 블랙프라이데이·광군제로 직구 성수기가 다가온 가운데, 해외 가맹점에서 원화로 결제하면 결제액의 3~8%가 수수료로 더 붙는다. (AI 생성 이미지)
10월 가을 정기 세일과 11월 블랙프라이데이·광군제로 직구 성수기가 다가온 가운데, 해외 가맹점에서 원화로 결제하면 결제액의 3~8%가 수수료로 더 붙는다. (AI 생성 이미지)

10월 가을 정기 세일과 11월 블랙프라이데이·광군제로 직구 성수기가 다가온 가운데, 해외 가맹점에서 원화로 결제하면 결제액의 3~8%가 수수료로 더 붙는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7월 내놓은 해외 신용카드 이용 유의사항에 담긴 내용이다. 이 수수료는 카드사 앱에서 '해외원화결제 차단'을 설정하면 막는다. 금감원이 집계한 차단서비스 이용 현황 가운데 가장 최근 수치인 2021년 기준으로 해외 결제 카드 9610만장 중 차단을 신청한 카드는 120만장(1.3%)에 머물렀다.

◆ 원화로 긁으면 환전이 두 번 일어난다

해외원화결제(DCC)는 현지 가맹점 단말기나 쇼핑몰 결제창이 결제액을 원화로 표시해 주는 서비스다. 금감원이 밝힌 결제 구조를 보면 원화가 현지 통화와 달러를 거쳐 다시 원화로 환산된다. 환전 단계마다 수수료가 얹힌다.

여기에 비자·마스터카드 같은 국제브랜드 수수료와 국내 카드사 취급 수수료가 별도로 붙는다. 한국소비자원은 국제거래 소비자포털에서 이 비용을 합산하면 전체 부담이 10% 안팎까지 커진다고 안내한다.

금감원에 접수된 피해 사례를 보면 해외 호텔 예약 사이트에서 숙박비 2천달러를 원화로 결제했다가 10만원가량을 더 낸 경우가 있었다. 100만원어치를 원화로 긁으면 달러 결제보다 8만~10만원을 더 무는 셈이다.

◆ 5년간 11조원 원화결제, 수수료만 8139억원

규모는 작지 않다. 금융감독원이 2018년 3월 내놓은 신용카드 영업관행 개선 방안을 보면 연간 해외 결제액 15조623억원 가운데 DCC 결제가 18.3%(2조7577억원)를 차지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고용진 의원실이 2019년 4월 공개한 해외 원화결제 이용 현황 분석 자료로는 5년간 누적 원화결제 11조원에 붙은 추가 수수료 추정액이 8139억원에 달했다.

원화결제 비중은 오히려 늘었다. 금감원의 2021년 DCC 소비자 안내 강화 방안에서 해외 카드 결제 중 원화결제 비율은 건수 기준 22%에서 42%로 뛰었다. 결제창에 원화가 기본값으로 뜨는 가맹점이 많아서다.

카드사는 2018년 7월부터 차단 서비스를 의무로 제공한다. 2021년 7월부터는 카드를 새로 만들 때 차단 신청 여부를 반드시 고르게 돼 있다. 하나카드 안내를 보면 차단을 등록할 경우 해외 원화 승인은 카드사 전산에서 자동 거절되고, 가맹점은 현지 통화로 다시 결제하도록 유도한다.

◆ 직구 8조5080억원 시대, 중국 비중 65.5%

직구 자체가 커졌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2월 발표한 2025년 온라인쇼핑동향을 보면 연간 온라인 해외 직접 구매액은 8조5080억원으로 전년보다 5.2% 늘어 역대 최대였다. 중국발 비중은 65.5%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흐름은 갈렸다. 같은 기관이 지난달 3일 내놓은 2분기 집계에서 직구액은 2조1166억원으로 1년 전보다 2.7% 줄었다. 1분기에는 1조9789억원으로 1.2% 늘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1조3820억원, 미국이 3342억원이었고 품목은 의류·패션이 873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해외 카드 사용액은 늘었다. 여신금융협회가 지난해 10월 내놓은 통계에서 지난해 상반기 개인 해외 신용·체크카드 이용액은 10조6932억원으로 1년 전보다 9% 증가했다.

◆ 150달러 면세, 기준은 카드 청구액이 아니다

관세청 고시를 보면 자가사용 물품의 소액 면세 한도는 미화 150달러 이하다. 미국에서 특송으로 오는 목록통관 물품은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200달러 이하다. 건강기능식품·의약품·식품류처럼 목록통관에서 빠지는 품목은 미국발이어도 150달러가 기준이다.

여기서 쓰는 환율은 구매 시점이 아니라 수입신고 시점의 과세환율이다. 관세청 관세평가분류원은 전주 전신환매도율 평균을 주 단위로 고시한다. 관세청 통관 안내를 보면 한도를 1달러라도 넘길 경우 초과분만이 아니라 운송비를 더한 전체 금액에 세금이 매겨진다. 149달러에 산 물품이 환율 상승과 배송비 탓에 통관 때 150달러를 넘겨 세금을 전액 납부한 사례도 있다.

합산 기준은 2022년 11월 고시 개정으로 바뀌었다. 입항일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묶어 과세하지 않고, 구매일과 판매처가 다르면 합산 대상에서 빠진다. 다만 같은 공급자에게서 나눠 산 물건은 합쳐 과세한다.

◆ 차단해 두면 결제가 막히는 가맹점도 있다

차단이 만능은 아니다. 카드업계는 원화결제만 지원하는 일부 해외 온라인 가맹점에서는 차단을 걸어 두면 승인이 거절된다고 안내한다. 이 경우 앱에서 일시 해제한 뒤 결제해야 한다.

해제 뒤 원화로 결제한 건은 카드사 약관상 가맹점이 적용한 환율에 미리 동의한 것으로 본다. 나중에 수수료가 과하다며 이의를 제기해도 분쟁 조정 대상이 되지 않는다.

제도 보완도 예정돼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2일 해외 카드결제 취소 때 생기는 환차손을 소비자가 따로 신청하지 않아도 카드사가 보상하도록 전산을 고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소비자가 별도로 보상을 신청하지 않아도 환차손을 보상받을 수 있는 취소거래가 확대돼 해외 카드결제를 이용하는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보다 두텁게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도화된 시스템은 30일부터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