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치안센터 폐지 이후 방치 수십 곳…활용 방안 없나?

입력 2026-09-23 17:24:38 수정 2026-09-23 17:5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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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조직 개편으로 전국 60% 폐정한 치안센터
대구경북 폐치안센터도 80% 방치…"치안 공백 막고 부지 활용 방안 찾아야"

23일 방문한 동구 신천동 소재 치안센터 유리문에는
23일 방문한 동구 신천동 소재 치안센터 유리문에는 '폐지됐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김지효 기자

인력과 예산 효율화를 명분으로 전국 치안센터가 잇달아 폐지된 가운데, 치안 공백 우려를 잠재우고 방치 부지를 활용하기 위한 방안 강구가 필요하다는 하다는 지적이다.

23일 찾은 대구 수성구 신매동의 한 폐쇄된 치안센터 부지. 굳게 닫힌 건물 유리문에는 '치안센터 운영이 종료됐으니 민원은 가까운 지구대를 방문해 달라'는 안내 문구가 붙어 있었다. 건물 앞에는 차량이 빼곡히 들어서 주민들의 임시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었다.

인근 주민 A씨는 "최근 아들이 물건을 잃어버려 분실 신고를 하려 했으나, 집 근처인 이곳 치안센터가 문을 닫아 도보로 20분가량 떨어진 지구대까지 찾아가야 했다"며 "몇 년 전 센터 운영 중단 이후 치안 공백도 우려된다"고 불편을 토로했다.

같은 날 방문한 동구 신천동 소재 치안센터 역시 건물 터가 주차장처럼 변해 있었다. 인근 미용실을 찾은 주민 B씨는 "2년 전쯤 센터가 문을 닫았는데, 이 부근에 주차 공간이 부족하니 차라리 공영주차장으로라도 조성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장 대응 인력 강화 등 경찰 조직 개편으로 2024년 전국 치안센터의 약 60%가 문을 닫은 이후, 건물 상당수가 빈 채로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 새 대구 내에는 치안센터 28곳이 문을 닫아 현재 17곳이 남아 있는 상태다. 경찰서별로는 달서경찰서 소속 3곳, 중부·수성·강북경찰서 각 2곳, 동·서·남·북경찰서에서 각 1곳을 운영하고 있다. 구·군별 폐지 건수는 동구가 8곳으로 가장 많았고, 수성구 7곳, 중구·서구 각 4곳 순이었다.

폐지된 치안센터 부지는 관할 경찰청에서 기획재정부로 반납되고,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관리를 맡게 된다. 캠코는 지난 8월 말 기준 관리 중인 전국 치안센터·파출소 부지가 240여 곳에 달하고, 대구경북의 경우 총 52곳(대구 14곳)이 관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중에는 문화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되거나 대구 북구 이슬람 사원 건립 대체 부지로 논의 중인 대현파출소 부지처럼 행정 수요에 따라 협의가 진행 중인 곳도 있으나, 노후화에 따른 매각 예정지로 분류되는 등 42곳이 활용처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캠코 관계자는 "수십 년 된 노후 건물이 대부분인 데다 도시계획시설상 청사 용도로 묶여 있는 곳도 있어 활용이 쉽지 않다"면서도 "부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전문가들은 치안 공백 해소와 지역 자원 활용을 결합한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류준혁 대구가톨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과거 동마다 두던 파출소를 인력·예산 효율화 목적으로 지구대로 통폐합해 운영하면서 순찰 범위가 넓어지고 출동 시간이 길어진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며 "수사 인력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인구가 밀집된 대도시 중심으로 인력이 이동하는 현상이 점차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류 교수는 "지자체와 경찰, 지역 주민, 자치경찰은 적극적인 협의를 통해 문을 닫은 치안센터를 주민 방범순찰대 거점으로 활용하는 등 치안 공백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