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섬박람회 713억에 18만명, 부산 북항 상어 1마리엔 3만명

입력 2026-09-23 09:2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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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위 집계 일평균 1만2300명, 목표 4만9000명의 4분의 1 10억 이상 지역축제 98.7% 늘어도 상권 소비 증가는 1.5%p

20일 부산 동구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출몰한 상어를 시민들이 카메라로 담고 있다. 지난 18일에 이곳에서 처음 발견된 상어는 친수공원 수로를 맴돌면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 부산시는 상어 출몰로 안전에 유의해달라는 안내 문자까지 보냈지만 주말을 맞아 상어를 직접 보려는 시민들이 몰리면서 북항 친수공원은 북새통을 이뤘다. 연합뉴스
20일 부산 동구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출몰한 상어를 시민들이 카메라로 담고 있다. 지난 18일에 이곳에서 처음 발견된 상어는 친수공원 수로를 맴돌면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 부산시는 상어 출몰로 안전에 유의해달라는 안내 문자까지 보냈지만 주말을 맞아 상어를 직접 보려는 시민들이 몰리면서 북항 친수공원은 북새통을 이뤘다. 연합뉴스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가 직접 사업비 713억원을 쓰고도 개막 15일간 관람객 18만5202명, 목표의 6.2%를 모으는 데 그쳤다. 박람회 조직위원회가 22일 내놓은 19일 기준 일일 관람객 현황에서다. 같은 기간 부산 북항 인공수로에 갇힌 상어 1마리는 예산 한 푼 없이 나흘 만에 3만 명을 불러 모았다. 수백억대 관제 이벤트와 우연히 흘러든 물고기 한 마리의 집객력이 뒤바뀐 셈이다.

◆ 713억 쓰고 보름간 18만5202명, 목표의 6.2%

조직위가 세운 관람객 목표는 300만 명이었다. 실제 일평균은 1만2300명으로, 목표 일평균 4만9000명의 4분의 1에 그쳤다. 개막 첫 주말 입장객도 3만5000여 명에 머물렀다.

직접 사업비 713억원 가운데 세금으로 채운 재정 부담액은 593억원이다. 여수시가 376억원, 전남도가 153억원, 국비가 64억원이다. 도로 정비 등 77개 연계사업비를 합치면 관련 총사업비는 1849억원으로 불어난다.

개막 뒤 콘텐츠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전남도의회는 지난 15일 추가경정예산 7억원을 긴급 편성했다. 박람회 예산 편성과 집행이 부실했다는 고발장은 21일 광주지방검찰청에 접수됐다.

◆ 홍보·유치비 102억, 미디어파사드 한 건 21억3000만원

예산 내역을 보면 홍보와 관람객 유치에 배정된 돈이 102억원이다. 직접 사업비의 14.3%다. 주제섬 건물 미디어파사드 구매·설치는 기초금액 24억1970만원으로 발주돼 21억3000만원에 낙찰됐다. 7000㎡ 규모 야외 테마존의 부지 정비와 조형물 설치에는 조경 19억원, 조형 16억원을 포함해 50억원이 책정됐다.

논란의 중심에 선 공연은 규모가 달랐다. 1t 트럭에 천을 둘러 배 모양으로 꾸민 거문도 뱃노래 공연 사진이 온라인에 퍼져 혹평을 샀다. 이 무대가 속한 문화예술단 초청공연은 20회 전체 예산이 8000만원, 팀당 최대 300만원 수준이었다. 하드웨어에 수십억원을 쓰고 공연은 팀당 수백만원으로 채운 구조가 그대로 드러났다.

동선도 발목을 잡았다. 주행사장에서 부행사장인 개도까지 선박 직항로가 없어 관람객은 백야항까지 육로 48㎞를 이동한 뒤 배를 타야 한다. 여수시가 밝힌 소요 시간은 1시간 10분이다.

◆ 상어 1마리에 나흘 3만명, 예산은 0원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3.5m 크기 상어가 나타났다는 신고가 부산해양경찰서에 접수된 것은 지난 18일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무태상어나 흑상어로 추정했다.

이튿날 친수공원 방문객은 평소의 4배인 8000명으로 집계됐다. 첫 주말 이틀간 2만 명이 몰렸고, 부산시 집계로 나흘 만에 누적 3만 명을 넘겼다. 평소 주말의 4~5배다. 상어에게는 '부캉이'라는 애칭이 붙어 관광 코스처럼 퍼졌고, 인근 카페는 음료 재고가 조기 소진됐다.

상어가 수로에 머무는 이유는 구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수로가 곡선으로 꺾여 있어 감각기관이 발달한 상어라도 빠져나갈 길을 찾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배경에는 수온이 있다. 수산과학원 관측으로 올해 동해안 평균 수온은 전년보다 1.9도 올랐고, 동해 대형 상어 출몰·혼획은 2022년 1마리에서 올해 8월 68마리로 늘었다.

◆ 10억 이상 축제 98.7% 늘어도 상권 소비는 1.5%p

여수의 성적표는 한 행사의 문제로만 보기 어렵다. 나라살림연구소가 지난 3월 공개한 지역축제 예산 분석 보고서를 보면 전국의 사업비 10억원 이상 대형 축제 수는 2019년보다 98.7% 늘었다.

효과는 규모를 따라오지 않았다. 이 보고서에서 대형 축제의 외부 방문객은 21.1% 증가했지만 개최지 상권 소비 확대는 1.5%포인트에 그쳤다. 연구소가 올해 1월 내놓은 비용효율성 분석에서도 방문객 1만 명을 끌어오는 비용 효율은 소규모 축제가 대형 축제를 크게 앞섰다.

◆ "축제 자체는 효율적" 반론과 안전 과제

축제 예산 자체를 낭비로 규정하는 데는 반론이 있다. 박람회 조직위는 짧은 영상 몇 개로 행사 전체를 평가하는 것은 과도하며 핵심 전시 콘텐츠는 정상 운영 중이라고 해명했다. 거문도 뱃노래 역시 단일 공연비가 200만~300만원 수준인 초청 무대였고, 식당 반찬 구성 등 현장 개선 조치를 마쳤다는 입장이다.

북항의 특수에도 그림자가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무태상어가 사람을 먼저 공격할 가능성은 낮지만 먹이 부족과 좁은 수로의 스트레스로 돌발 공격 위험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인파가 야생 포식자를 구경거리로만 소비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산시와 해경은 추석 연휴 첫날인 24일부터 친수공원에서 인파·상어 합동 안전관리를 한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투입 예산 대비 방문객 수를 따지면 축제는 굉장히 효율적인 정책이다. 우리나라 전체 축제 예산은 약 6000억원 수준이다. 대규모 관광개발 사업에 들어가는 매몰 비용과 비교하면 매우 작은 규모다"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