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검 104만6999대 중 45만대는 20년 넘게 검사 안 받아 자진납부 땐 20% 감경, 만료일 전 90일부터 검사 가능
자동차 정기검사 과태료 상한이 60만원으로 두 배 오른 뒤에도 검사를 받지 않은 차량이 전국 104만6999대로 집계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윤종군 의원실이 13일 공개한 한국교통안전공단 취합 자료로, 올해 7월 말 기준이다. 상한을 올려도 장기 방치 차량은 그대로인데, 인상된 과태료는 만료일을 잊은 일반 차주에게 먼저 떨어진다. 갈림길은 유효기간 만료일이 아니라 그 뒤 31일이다. 31일까지는 한 푼도 물지 않지만, 115일을 넘기면 60만원이 확정된다.
◆ 미수검 104만대 중 45만대는 20년 넘게 검사 안 받았다
이 자료를 보면 미수검 차량 가운데 20년 넘게 검사를 받지 않은 차가 45만6437대다. 전체의 43.6%다. 15년을 넘긴 차로 넓히면 58만2999대, 55.7%까지 올라간다. 미수검의 절반 이상이 사실상 방치 차량이라는 뜻이다.
과태료는 쏟아졌다. 2023년부터 올해 7월까지 3년 7개월 동안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미수검 차량에 매긴 과태료는 188만8290건, 3030억9371만원이다.
행정처분도 늘었다. 검사 명령을 따르지 않은 차량에 내려진 운행정지 명령은 2023년 한 해 1657건이었으나, 이후 누적 4만8259건으로 불었다.
◆ 만료 31일까지 0원, 60일이면 24만원, 115일이면 60만원
자동차관리법 시행령 별표 2를 보면 검사 기간이 지난 지 30일 이내면 과태료는 4만원이다. 31일째부터는 3일을 초과할 때마다 2만원씩 붙고, 115일 이상이면 법정 상한인 60만원이 매겨진다. 종전 기준은 각각 2만원, 3일당 1만원, 상한 30만원이었다. 모두 두 배로 올랐다.
계산해 보면 체감이 다르다. 만료일을 두 달 넘겼다면 기본 4만원에 3일당 2만원이 열 번 붙어 24만원이 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안내하는 사례에는 우편 안내문을 분실한 차주가 만료일을 넉 달 넘겨 상한인 60만원을 부과받은 경우도 있다.
수검 기간은 유효기간 만료일 전 90일부터 만료일 후 31일까지다. 종전 만료일 전후 31일이던 기간이 넓어졌다.
만료일이 토요일이나 공휴일이면 민법 제161조에 따라 별도 신청 없이 다음 첫 평일로 밀린다. 연휴에 걸린 만료일은 연휴가 끝난 뒤 처리하면 된다.
◆ 90일 먼저 받아도 유효기간은 손해 보지 않는다
미리 받으면 기간이 깎인다는 오해가 검사를 뒤로 미루게 한다. 시행규칙 제77조제2항은 만료일 90일 전에 검사를 받아 합격해도 다음 유효기간을 원래 만료일 기준으로 산정한다. 조기 수검에 따른 기간 손실은 없다.
재검사 시간도 계산에 넣어야 한다. 2024년 국토교통부 운행차 검사 통계를 보면 연간 검사 대상 1329만여 대 중 20.93%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5대 중 1대꼴이다.
부적합 판정을 받은 차량은 10일 안에 수리해 재검사를 마쳐야 한다. 만료일에 임박해 받으면 이 열흘이 그대로 지연 기간으로 넘어간다.
비사업용 승용차는 신규등록일부터 5년이 최초 유효기간이다. 종전 4년에서 늘어난 만큼, 첫 검사 시점을 4년으로 기억하고 있는 차주는 날짜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
◆ 24만원이 19만2000원으로… 자진납부 20%, 취약계층 50%
과태료 통지를 받았다면 납부 시점이 금액을 바꾼다.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18조는 사전통지서의 의견제출 기한 안에 자진 납부하면 과태료의 20%를 감경하도록 한다. 24만원은 19만2000원, 상한인 60만원은 12만원이 깎여 48만원이 된다.
기초생활수급자와 한부모가족, 중증장애인 등은 같은 법 시행령 제2조의2에 따라 최대 50%까지 추가 감경을 받는다. 다만 체납 과태료가 있으면 적용되지 않는다. 두 감경 모두 사전통지 기간을 넘기면 신청할 수 없다.
방치하면 돈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자동차관리법 제37조제3항은 검사 명령을 받고도 1년 이상 이행하지 않은 차량에 운행정지 처분을 내리도록 했다. 경기 안양시 동안구청은 검사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장기 미수검 차량의 번호판을 영치했고, 성남시 차량등록사업소도 미수검 1년을 넘긴 차량에 운행정지 명령을 집행했다.
운행정지 명령을 어기고 차를 몰면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이 따른다. 도난이나 사고, 장기 정비처럼 부득이한 사유는 시행규칙 제75조에 따라 증빙자료를 내고 검사 유예를 신청하면 된다.
◆ 통지서를 못 받아도 과태료는 깎이지 않는다
제도의 빈틈은 송달에 있다. 검사 안내문이 종이 우편으로 나가는 탓에 이사나 주소지 불일치로 받지 못하는 사례가 되풀이된다. 우편물이 반송돼 도달하지 않았더라도 과태료는 면제되지 않아 이의신청과 행정심판 민원이 이어진다는 지적이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된 민원에서도 나온다.
휴대전화 알림톡과 문자 안내는 법적 송달이 아니라 행정 서비스다. 일선 지자체 차량등록 부서는 미수신을 이유로 한 감면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지자체들은 10월 하반기 미검사·무보험 운행차량 합동 단속에 들어가고, 장기 미수검 차량에 대한 운행정지 사전통지도 10월 1일부터 발송한다. 한 미래자동차공학부 관계자는 2024년 9월 "상시 단속이 이뤄지지 않고 위반 시 처벌 규정도 모호하면 현장에서 잘 지켜질지 의문"이라며 "차종과 노후도에 따라 안전 대처법이 다른 만큼 제도를 세밀하게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