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통관고유부호 도용 3만3545건… 우편번호 다르면 통관 보류

입력 2026-09-23 13:13:46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도용 직권정지 7만5000건, 재발급 13만5174건 유니패스에 배송지 20곳 사전등록, 영문명도 일치해야

2026년 추석 명절 우편물 특별소통기간을 앞둔 11일 서울 광진구 동서울우편물류센터에서 작업자들이 분주하게 택배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6년 추석 명절 우편물 특별소통기간을 앞둔 11일 서울 광진구 동서울우편물류센터에서 작업자들이 분주하게 택배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인통관고유부호 도용 의심 신고가 올해 1~8월에만 3만3545건 접수됐다. 관세청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22일 임이자 의원실에 제출한 전자상거래 물품 통관 자료에서다. 도용을 막으려고 올해 2월 도입한 배송지 우편번호 대조 탓에, 추석 선물을 부모님 댁으로 보내려던 직구 주문도 세관에서 함께 멈춰 선다. 등록되지 않은 주소로 주문하면 소명 절차를 거쳐야 해 연휴 배송이 그만큼 늦어진다.

◆ 도용 의심 신고 2년 새 4.4배, 직권 정지된 부호 7만5000건

관세청 연도별 집계를 보면 통관부호 도용 의심 신고는 2023년 1만6355건, 2024년 2만4741건, 2025년 7만1440건으로 늘었다. 2025년 한 해 증가율이 188.75%, 2년 만에 4.4배다. 올해 1~8월 3만3545건은 2024년 연간 수치를 이미 넘어섰다.

같은 의원실 자료로는 도용을 사유로 관세청이 직권 사용 정지한 부호가 9월 11일 기준 약 7만5000건이다. 이용자가 스스로 번호를 바꾼 재발급은 올해 1~8월 13만5174건, 2025년에는 연간 176만건에 달했다. 재발급은 신규 발급과 합산해 1년에 5회까지만 허용된다.

◆ 부호 하나로 2566건 6억4000만원… 1508건은 16개 시도로 쪼갰다

의원실이 받은 통관 상위 사례를 보면 올해 1~8월 단일 부호 최다 반입 건수는 2566건, 금액으로 약 6억4000만원이다. 하루 평균 10.6건꼴이다. 2025년 최다가 1955건이었으니 한 부호에 몰리는 물량이 더 커졌다.

반입 3위 이용자는 물품 1508건을 전국 16개 시·도로 나눠 받았다. 관세청은 수취지를 쪼개 상업적 재판매나 분할 면세를 노린 정황으로 본다. 배준영 의원실이 지난 13일 공개한 관세청 자료를 보면 해외직구 되팔기 적발액은 2021년 281억원에서 2025년 2258억원으로 늘었다. 4년 새 8배가량 불어난 규모다.

피해는 주문한 적 없는 택배로 드러난다. 직구를 하지 않았는데 본인 명의 부호로 서울 목동과 부산, 대구, 대전 등지로 택배 29건이 배송된 사례가 있다. 당사자는 이를 확인하고 세관에 신고했다. 경북에 사는 한 이용자는 관세청 국민비서 알림으로 셔츠 8.1㎏과 손세정제가 서울 중구, 인천 주소로 통관된 것을 알고 부호를 다시 받았다.

◆ 성명·연락처에 우편번호까지, 한 항목만 틀려도 발이 묶인다

관세청은 2월 2일부터 통관 단계에서 수하인 성명과 전화번호에 더해 배송지 우편번호까지 일치해야 물품을 내보낸다. 쇼핑몰에 입력한 우편번호가 부호에 등록된 것과 다르면 통관이 보류된다. 이용자가 주소를 고치거나 따로 소명해야 물건이 풀린다. 이 검증은 2025년 11월 21일 이후 부호를 새로 받거나 정보를 바꾼 이용자부터 적용한 뒤 대상을 넓혔다.

해외 사이트에서 영문 이름으로 주문할 때는 부호에 등록한 영문 성명의 철자와 대소문자까지 맞아야 한다. 관세청은 지난달 28일부터 전자상거래 전용 통관플랫폼을 시범 운영한다. 거래 건별로 이메일·문자로 보내는 일회용 인증번호 입력 절차도 함께 걸었다.

◆ 배송지는 유니패스에 20곳까지 미리 등록

관세청은 직장이나 본가 등 여러 곳에서 물품을 받는 이용자를 위해 유니패스 시스템에 배송지 주소를 최대 20곳까지 미리 등록하게 했다. 등록해 두면 그 주소로 주문해도 우편번호 대조를 통과한다.

등록을 건너뛰면 명절 선물이 발목을 잡힌다. 자택 주소로 등록된 부호로 부모님 댁 우편번호를 넣었다가 정보 불일치 판정을 받은 사례가 있다. 이 이용자는 유니패스에서 배송지를 뒤늦게 추가 등록했다. 국민비서 알림에 가입하면 본인 명의 부호로 들어온 수입신고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 도용을 바로 잡아낸다.

◆ 고령층엔 높아진 문턱, 불일치 보류 건수는 비공개

소비자단체에서는 우편번호 검증과 1년 단위 유효기간 갱신이 겹쳐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직구 문턱이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송대행업계는 배송지를 등록하지 않은 이용자의 통관 지연 민원이 현장에 쌓인다고 전했다. 목록통관이 막히면 소명과 정식 수입신고 비용도 물어야 한다.

정작 제도 효과를 가늠할 숫자는 아직 없다. 2월 검증 시행 이후 우편번호 불일치로 통관이 보류된 건수와 평균 지연 일수를 관세청은 공개하지 않는다.

부호 유효기간은 올해 1월 1일부터 1년으로 정해졌다. 2025년 12월 31일 이전에 발급받아 정보를 바꾸지 않은 이용자는 2027년 본인 생일에 순차 만료된다. 관세청은 지난 1월 14일 자료에서 성명과 연락처만으로는 부호 유효성을 가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배송지 우편번호를 본인 확인 항목에 추가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