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월 납입 한도 150만원, 50개월 상한도 폐지 상반기 폐업공제금 9667억원…가입자 192만명 돌파
소기업·소상공인 공제부금인 노란우산공제 납입한도가 지난 7월 1일 분기 300만원 제한이 사라지고 연 1천800만원으로 통합됐다. 기획재정부가 '2026년 하반기부터 이렇게 달라집니다'에서 밝힌 개편 내용이다. 한도는 1천800만원으로 열렸지만 소득공제 인정 한도는 소득 구간별 200만~600만원 그대로다. 문턱을 넘긴 납입액은 절세가 아니라 이자만 붙는 저축이다.
◆ 분기 300만원 족쇄 풀려 연말 몰아넣기 가능
중소기업중앙회 개편 안내를 보면 월 정기부금 상한도 1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올랐다. 50개월까지만 부금을 낼 수 있던 납입 상한 규정은 아예 없앴다.
달라진 대목은 '시점의 자유'다. 종전에는 분기마다 300만원을 넘길 수 없어, 상반기 장사가 안 돼 납입을 건너뛰면 그 한도가 사라졌다. 이제는 상반기 미납분이 있어도 12월에 잔여 한도 범위에서 한꺼번에 낼 수 있다. 12월에 새로 가입해도 당월 기본 부금을 낸 뒤 남은 한도까지 채워 그해 소득공제를 받는다.
◆ 상반기 폐업공제금 9667억원, 1년 새 15.8% 늘어
제도가 풀린 배경에는 폐업 곡선이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중기중앙회가 지난달 10일 내놓은 집계로 올해 상반기 폐업 사유 공제금 지급액은 9천667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8천345억원)보다 15.84% 늘었다. 건수도 6만2천868건으로 6.06%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지급액은 1조4천850억원으로 사상 최대였다. 2021년과 견주면 64.3% 많다. 지급 규모는 사업체가 몰린 경기와 서울이 전국 1·2위다.
2007년 출범한 이 제도의 재적 가입자는 지난 6월 말 190만명을 넘어섰고, 이달 기준으로는 192만명을 돌파했다.
◆ 소득 4천만원 이하 600만원, 1억 넘으면 200만원
소득공제 한도는 사업소득에 따라 갈린다. 4천만원 이하는 연 600만원, 4천만~6천만원은 500만원, 6천만~1억원은 400만원이다. 1억원을 넘으면 200만원까지만 인정된다. 법인 대표자는 총급여 8천만원 이하면 공제를 받는다. 종전 7천만원에서 1천만원 완화된 기준이다.
한도를 다 쓴 뒤 넣는 돈에도 남는 것은 있다. 중기중앙회가 공시한 올해 3분기 적용이율은 폐업·사망 사유 수령 시 연 3.7%, 노령 수령 시 연 3.4%다. 노령 이율은 2분기 3.2%에서 0.2%포인트 올랐다. 같은 적립금인데 폐업 사유가 0.3%포인트 높다.
◆ 임의해약하면 16.5% 추징에 건보료까지
가장 비싼 실수는 해약이다. 폐업이 아닌 단순 자금난으로 임의해약하면 소득공제를 받은 원금과 이자에 기타소득세 16.5%가 붙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박희승 의원실이 2024년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분석을 보면, 월 30만원씩 10년을 넣은 가입자가 임의해약할 경우 실수령액은 4천204만원에서 3천281만원으로 줄어든다. 923만원, 22%가 사라지는 셈이다. 임의해약자의 34.4%는 납입 때 6.6%만 공제받고 해약 때 16.5%를 물어 9.9%포인트를 더 부담했다. 같은 해 국감에 제출된 중기부 추계로는 임의해약에 따른 건강보험료 추가 부담이 연 334억4천만원, 1인당 평균 46만8천원이었다.
해약 자체도 늘었다. 임의해약 건수는 2021년 3만952건에서 2023년 7만1천461건으로 2.3배 뛰었다. 인천 한 곳만 봐도 2023~2025년 중도해약이 1만2천729건이다.
정부는 해약의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는 경영악화 기준을 매출 50% 감소에서 직전 3년 평균 대비 20% 이상 감소로 낮췄다. 납입 부금과 공제금은 중소기업협동조합법에 따라 압류·양도·담보 제공이 금지된다.
◆ 찾아가지 않은 공제금 1562억원, 시효 5년으로
공제 사유가 생겼는데도 청구하지 않은 미청구 공제금은 올해 3월 말 기준 1천562억원이다. 중기부는 지난 6월 3일부터 공제금 청구권 소멸시효를 3년에서 5년으로 늘렸다.
남은 일정은 두 개다. 4분기 적용이율은 다음 달 1일 다시 공시되고, 올해분 추가 납입은 12월 31일 마감된다.
한 세무 전문가는 지난 21일 기고문에서 "건강보험료는 종합소득공제 이전 단계인 '사업소득금액'을 기준으로 부과된다"며 "폐업 직전 한계 상황에서 공제를 중도해지했다는 이유로, 이미 건보료를 다 부담하고 납입했던 '원금'에 또다시 건강보험료가 2중으로 덧씌워지는 기막힌 모순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