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21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의(辭意)를 표명했다. 청와대는 대통령이 지난주 회견에서 국정에 대한 국민의 시선을 자신의 부족함 탓으로 돌린 상황에서 비서실장으로서 종합적 책임을 지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참모가 책임을 지겠다고 나선 것 자체를 폄하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사의가 곧 해명은 아니다. 국민이 묻는 것은 누가 물러나느냐가 아니라 낙마한 김승원·용혜인 두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는지, 그 과정에 공식 라인 밖의 힘이 작용했는지다.
우선 책임의 범위부터 모호하다. 특정 인사 실패 등에 한정하지 않고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종합적 책임으로 설명했다. 강 실장은 김승원·용혜인을 포함한 6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발표한 당사자이고, 인사 검증과 추천을 총괄한 인사위원장이다. 인사 실패에 대한 책임이라면 그렇게 적시(摘示)하는 게 맞다. '전반'이라는 말에 인사 책임이 희석되면 무엇이 왜 잘못됐는지라는 핵심 질문에 대한 답은 얻지 못한다.
여기에 정치권에서 이 대통령 최측근인 이른바 경기·성남 라인의 인사 개입 의혹을 제기하고, 국민의힘은 김현지 제1부속실장의 개입 여부를 밝히라며 국정감사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총무비서관이었던 김 실장은 강선우 당시 장관 후보자와 직접 통화한 사실이 확인됐고, '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는 김남국 당시 비서관 인사 청탁 문자 사태 때도 등장하는 등 인사 논란이 터질 때마다 거론됐다.
인사 검증의 핵심은 언제, 누가, 무엇을 알았고 누구에게 어디까지 보고했는가다. 진상(眞相)이 밝혀지지 않은 채 참모의 사의만으로 끝난다면 그것은 책임의 완결이 아니라 규명의 차단이다. 공식 인사 라인 수장의 사의로 일단락되고 김 실장을 둘러싼 의문이 설명 없이 넘어간다면 이 사의는 '방탄'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인사 검증 경로와 비공식 접촉 창구까지 밝히지 않는다면 이번 사태도 사람 한 명을 바꾸는 데 그칠 수 있다. 강 실장의 사의는 인사 실패의 끝이 아니라 진상 규명의 시작이 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