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SRT 10월부터 2개월 전 예매…연말 기차표 선점 빨라진다

입력 2026-09-19 12:31:07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항공·숙박 예약 시점에 맞춰 10월 1일 시행 운임 10% 인하·좌석 1만7천석 증가, 위약금은 강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에스알(SR)의 기관통합을 완료하고 KTX·SRT 통합 운행을 시작한 1일 서울역에 전광판에 통합을 알리는 영상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에스알(SR)의 기관통합을 완료하고 KTX·SRT 통합 운행을 시작한 1일 서울역에 전광판에 통합을 알리는 영상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12월 말 기차 여행을 계획 중인 사람이라면 지금까지는 항공권과 호텔부터 잡아 놓고 기차표 예매창이 열리기를 한 달 더 기다려야 했다. 10월부터는 그럴 필요가 없어진다.

국토교통부는 10월 1일부터 KTX 2개월 전 예매를 전면 도입해 열차 승차권 예매 개시 시점을 출발 1개월 전에서 2개월 전으로 확대한다. 10월 둘째 주에 예매창을 열면 크리스마스와 연말 연휴 좌석까지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시점을 2개월로 잡은 이유는 단순하다. 항공권과 숙박 예약이 통상 출발 2개월 전부터 가능한데, 철도만 한 달 뒤에 열려 여행 일정을 두 번에 나눠 짜야 했기 때문이다.

◆ 단풍철·연말 좌석, 한 달 먼저 열린다

예매 개시 시점 확대는 KTX·SRT 전 열차를 대상으로 적용된다. 단풍철 주말 표와 연말 귀성·여행 좌석이 한 달 앞당겨 시장에 풀리는 셈이다.

좌석을 무제한으로 쓸어 담을 수는 없다. 한국철도공사는 승차권 다량 선점을 막기 위해 회원 1인당 하루 20매, 한 열차당 10매로 구매 한도를 두고 있다.

예매가 빨라진 만큼 일정 변경 수요도 늘어난다. 코레일은 지난 2월 승차권 변경 서비스를 확대했다. 동일 구간이라면 출발 30분 전까지 위약금 없이 앞뒤 7일 이내 열차로 일정 변경이 가능하다. 표를 취소했다 다시 사는 것보다 변경이 유리한 구조다.

◆ 통합 첫 달, 운임 10% 내리고 좌석 1만7천석 늘었다

예매 기간 확대는 고속철도 통합 운영의 연장선에 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는 9월 1일 KTX와 SRT 통합 운행을 시작하면서 운임을 SRT 기준으로 일원화했다.

이에 따라 고속철도 평균 운임은 종전 KTX 대비 10% 낮아졌다. 서울~부산 일반실 편도 운임은 5만9천800원에서 5만4천400원으로 5천400원 내렸다. 마일리지 5% 적립도 전 노선으로 확대됐다.

공급도 늘었다. 통합 운행으로 하루 좌석이 주중 1만5천 석, 주말 1만7천 석 증가했고 주말 기준 운행 횟수는 하루 26회 늘었다. 수서축 증편이 중심이다.

예매 창구도 하나로 합쳐졌다. KTX와 SRT를 한 앱에서 예매하는 통합 앱 '코레일+'는 지난 8월 3일 출시됐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2일 내놓은 고속철도 통합 서비스 개선사항을 보면, 이번 증편은 수서에서 출발하는 노선에 집중됐다. 수서축 좌석은 통합 전보다 30% 늘었다. 그동안 표 구하기가 가장 어려웠던 구간에 공급이 몰린 셈이다.

◆ 표는 늘었는데 취소 위약금은 더 세졌다

예매를 일찍 잡을수록 따져야 할 것은 환불 규정이다. 2026년 8월 기준 코레일 안내를 보면 주중 일반 승차권은 열차 출발 3시간 전까지 취소하면 위약금이 없다.

문제는 주말과 공휴일이다. 금~일요일과 공휴일 승차권은 출발 2일 전 취소 시 최저위약금 400원이 부과된다. 1일 전에는 영수 금액의 5%가 차감된다. 출발 당일 3시간 전까지는 10%, 3시간 전부터 출발 직전까지는 20%로 뛴다.

출발 이후에는 더 무겁다. 열차가 떠난 뒤 20분 이내에 환불하면 운임의 30%를 위약금으로 낸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4월 개편한 기준으로, 종전보다 구간별로 2배가량 높아진 수준이다.

주중 승차권이라고 안심할 일은 아니다. 한국철도공사 규정을 보면 주중 승차권도 출발 당일 3시간 전을 넘겨 취소하면 위약금이 붙는다. 출발 직전에는 차감액이 최대 40%까지 커진다. 예매를 두 달 전에 해 두고 출발일에 임박해 일정을 접으면 운임의 상당액을 돌려받지 못한다는 뜻이다.

승차권 없이 열차에 탔다가 적발됐을 때 물어야 하는 돈도 무거워졌다. 국토교통부는 부정승차에 물리는 부가운임 기준을 기준운임의 0.5배에서 1배로 올렸다. 표를 사지 않고 탔다가 걸리면 운임에 더해 같은 금액을 한 번 더 내야 한다는 뜻이다.

정부는 무표 탑승 단속을 강화하기 위해 이 기준을 손봤다. 예매 개시 시점이 앞당겨지면서 좌석을 잡아 두지 못한 이용자가 입석이나 무표로 타는 경우가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이용자로서는 승차권 확인을 더 챙겨야 하는 셈이다.

◆ 노쇼 66만장…2개월 예매의 그늘

위약금 인상은 효과를 냈다. 한국철도공사가 지난 1월 내놓은 분석을 보면 주말 열차 노쇼율은 4.1%에서 3.4%로 0.7%포인트 떨어졌다. 되살아난 좌석은 주말·공휴일 하루 4천714석으로, KTX-1 열차 5회를 증편한 것과 맞먹는다.

그래도 규모는 여전히 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제출된 한국철도공사 자료를 보면 2025년 설과 추석에 재판매되지 못한 채 빈자리로 운행한 표가 66만4천 장에 달했다. 전년보다 22만 장 늘어난 수치다.

악용 사례도 확인됐다. 같은 자료에는 한 이용자가 2020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열차표 3만800여 장을 사들인 뒤 99.4%인 16억2천만원어치를 취소해 좌석을 사실상 독점한 사례가 담겼다.

예매창이 두 달 전으로 열리면 이런 허수 예약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철도 이용자와 소비자 단체에서 나온다. 좌석을 미리 잡아 두고 출발이 임박해 무더기로 취소하면, 실수요자는 정작 표를 구하지 못한 채 빈 좌석만 남는다는 것이다.

◆ 일반열차 적용 여부는 아직

철도 운영 측에서도 추가 조치 필요성이 거론된 바 있다. 한국철도공사는 지난 1월 업무보고에서 수수료 수익 목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노쇼 억제 효과를 위해 주중 수수료 인상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ITX-새마을과 무궁화호 등 일반열차까지 2개월 전 예매가 동시에 적용되는지, 예매 기간 확대에 맞춘 추가 위약금 개편이 이뤄지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