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수출 대안 루트 확보에 공급 우려 완화…유럽 10월 원유 수급은 비상
국제유가가 18일(현지시간)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수출 대안 루트 확보 소식이 중동 분쟁 확산 우려를 누르며 유가를 끌어내렸다.
브렌트유 선물은 0.75% 내린 배럴당 104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0.69% 하락한 배럴당 101.20달러를 기록했다. 두 기준 유가 모두 전날에도 약 1% 내린 바 있다. 브렌트유는 3주 만에 첫 주간 하락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유가 급등락의 발단은 사우디아라비아 동서 파이프라인(East-West Pipeline)의 펌프 기지 3곳이 공격을 받아 파손된 사건이다. 해당 파이프라인은 하루 400만~500만 배럴을 홍해 연안 항구 얀부까지 수송하는 핵심 인프라다. 이 파이프라인은 분쟁이 격화된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대안 루트로 활용돼 왔다.
유가 하락의 핵심 배경은 사우디아라비아가 파이프라인 피해에도 상당 규모의 수출을 유지할 수 있다는 시장의 신뢰 회복이다. 사우디 아람코는 9월과 10월 두 달간 라스타누라 항구에서 약 6000만 배럴을 선적해 오만 소하르 인근에서 선박 간 환적 방식으로 수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하루 100만~150만 배럴 규모로, 얀부를 통한 홍해 수출 감소분을 일부 상쇄하는 물량이다.
이 물량의 주요 구매자는 중국과 한국 정유사이며, 일부는 인도와 일본으로도 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상된 파이프라인의 일부 구간이 비교적 빠르게 복구될 수 있다는 전망도 이번 주 초 시장에 형성됐던 극단적 공급 프리미엄을 낮추는 데 기여했다.
반면 유럽 정유사들의 사정은 다르다. 사우디 아람코는 유럽 내 정유 고객사 최소 2곳에 장기 계약에 따른 10월 원유 공급이 없을 것이라고 통보했다. 유럽 고객사들은 통상 텀(term) 계약을 통해 매달 안정적으로 사우디 원유를 공급받아 왔으나, 10월에는 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며 이 결정은 모든 유럽 구매자에게 적용된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사우디 아람코 측은 이에 대해 공식 확인이나 논평을 하지 않았다.
유럽 정유사들은 통상 이집트 지중해 항구 시디 케리르를 통해 사우디 원유를 공급받아 왔으나, 파이프라인 공격으로 이 루트가 막히면서 대체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올해 6월 기준 유럽에 하루 약 57만7000배럴의 원유를 공급했다고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를 인용한 블룸버그 보도가 전했다.
폴란드 국영 정유사 오를렌(Orlen)은 10개 이상의 입찰을 내고 노르웨이·영국·알제리·카자흐스탄·아제르바이잔·미주 지역 원유 16개 화물을 추가 계약했다.
시장의 관심은 즉각적인 사우디 수출 위기 가능성에서 대안 원유 흐름 개선, 석유제품 재고 증가, 중국의 연료 수출 확대 쪽으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과 중동 분쟁의 확대는 유가 상방 위험 요인으로 여전히 남아 있다. 미국 에너지부 장관 크리스 라이트는 며칠 내로 파이프라인을 통한 원유 흐름이 재개돼야 한다고 밝혔으며, 아람코는 수일 내 절반 수준의 용량 복구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완전 복구에는 6주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