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입·진출 중 한 번만 면제 기간 걸치면 전 구간 0원 하루 605만대 몰려…지자체 유료도로는 정상 징수
23일 밤 11시50분, 서울요금소로 차를 밀어 넣는 운전자라면 계산기를 두드릴 만하다. 무료 통행이 시작되기 10분 전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통행료는 0원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추석 고속도로 통행료는 9월 24일 0시부터 27일 24시까지 나흘간 전액 면제된다. 추석 당일은 25일 금요일이다.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재정고속도로는 물론 인천공항고속도로, 천안논산고속도로 등 민자고속도로 21개 노선도 모두 대상이다.
◆ 진입·진출 중 한 번만 걸치면 전 구간 0원
핵심 기준은 하나다. 고속도로에 들어간 시각과 빠져나온 시각 가운데 한 번이라도 면제 기간에 포함되면 이용한 구간 전체의 통행료가 면제된다. 구간을 쪼개 시간별로 나눠 매기지 않는다.
그래서 면제 시작 전인 23일 밤에 진입했더라도 24일 0시를 넘겨 요금소를 나서면 전액 면제다. 국토부가 제시한 예시를 보면 23일 오후 11시30분 서울요금소로 진입해 24일 오전 3시 부산요금소로 빠져나가는 차량, 23일 밤 11시45분에 들어가 24일 새벽 1시20분 대전나들목으로 나오는 차량 모두 통행료가 0원이다.
반대편도 같다.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 밤 11시50분에 고속도로에 올라타 28일 오전 2시 요금소를 통과해도 돈을 내지 않는다. 진입 시점이 면제 기간 안이기 때문이다.
◆ 28일 0시 1분 진입부터는 정상 요금
경계선은 분명하다. 도로공사는 28일 0시를 넘겨 새로 진입하는 차량에는 정상 통행료가 부과된다고 안내했다. 27일 밤 11시59분 진입과 28일 0시 1분 진입은 요금이 갈린다.
면제 기간이 나흘인 것도 법으로 정해진 기본값은 아니다. 유료도로법 시행령 제8조 제2항은 명절 사흘간의 감면을 규정하고 있고, 여기에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27일 일요일 하루가 더해졌다.
◆ 하이패스 전원 끄면 '미납 차량'
무료라고 해서 통과 방식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하이패스 차량은 평소처럼 단말기 전원을 켠 채 지나가면 '통행료 0원' 안내가 나오고 자동으로 면제 처리된다.
오히려 단말기를 꺼두는 것이 문제가 된다. 도로공사는 전원을 끄고 하이패스 차로를 통과하면 미납 차량으로 인식돼 부가 통행료 안내문이 발송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카드를 빼두는 것도 마찬가지다.
일반차로를 쓰는 차량은 진입 요금소에서 통행권을 뽑고 진출 요금소에 제출하면 즉시 면제된다. 통행권을 뽑지 않으면 출발지 확인이 안 돼 절차가 번거로워진다.
◆ 서울~부산 왕복 4만원…지자체 도로는 그대로 징수
절감액은 적지 않다. 도로공사 통행요금표를 보면 1종 승용차 기준 서울~부산 편도 통행료는 약 2만100원으로, 왕복하면 4만200원을 아낀다.
다만 고속도로를 벗어나면 얘기가 달라진다. 서울시는 신월여의지하도로와 서부간선지하도로 등 시가 관리하는 유료도로는 국토부 면제 대상이 아니어서 요금을 그대로 받는다고 안내했다. 거가대교, 일산대교, 우면산터널처럼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유료 교량·터널도 조례에 따라 무료화 동참 여부가 제각각이다. 도로공사도 고속도로와 이어진 지자체 소관 유료도로는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통행료 면제 비용은 도로공사가 떠안는다. 2020년부터 2024년 9월까지 명절 통행료 면제 총액은 5786억원으로, 전액 공사 부담이었다. 공사가 2015~2023년 공익서비스보전금 명목으로 요구한 2580억원은 정부 예산에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다. 보전 규정이 임의규정이어서다. 2024년 국정감사에서도 정부가 시행한 감면의 부담을 공사에 떠넘겨 재정 악화를 부른다는 지적이 나왔다.
혼잡 대응책도 가동된다. 도로공사 강원본부는 영동선과 서울양양선의 소형차 전용 갓길차로 171.5㎞ 구간을 대책 기간 중 교통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개방한다. 강원본부 관계자는 "출발 전 차량을 점검하고 사고가 나면 탑승자 모두 갓길 밖으로 대피해 2차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