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은 어떠한 난관에도 법과 원칙에 따라 재판할 용기 가져야"
조희대 대법원장이 17일 "사법부와 입법부, 행정부 사이의 협력은 사법부의 독립을 보장하는 가운데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법관 후보 재제청 문제를 둘러싸고 청와대와 사법부 간 긴장 관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해외 사법부 수장들이 모인 국제회의를 통해 사법부 독립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제20차 아시아·태평양 대법원장 회의 개회사에서 "우리가 어떤 도전에 직면하더라도 사법권의 독립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며 "이는 사법부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수호하고 본연의 역할을 다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나라에서 복잡한 정치적·사회적 분쟁이 법원으로 향하고 있고 국민들은 사법부에 점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이런 상황일수록 법원은 법과 원칙을 굳건히 지켜야 한다"고 했다.
법관들에게는 외부 상황과 관계없이 법과 원칙에 따른 판단을 주문했다.
조 대법원장은 "모든 법관은 어떠한 난관에 직면하더라도 두려움 없이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재판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며 "대법원장님들께서는 법관들이 이런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지원할 특별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삼권 간 협력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사법부의 독립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조 대법원장은 "여러분께서 경험을 통해 잘 알고 계시고 각국 여러 대법원장님께서도 강조해 오신 바와 같이 사법 기능이 효과적으로 수행되기 위해서는 사법부와 입법부, 행정부 사이의 상호 존중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협력은 현대 사회의 복잡다단한 갈등을 해결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다만 그 협력은 각 기관의 고유한 책임을 존중하고 사법부의 독립을 보장하는 가운데 이뤄져야만 한다"고 밝혔다.
또 "사법부의 독립과 삼권의 협력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면서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은 어려운 과제"라며 "우리의 경험과 통찰을 나눔으로써 이런 책무를 충실히 수행할 건설적인 방안을 함께 모색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대법관 후보 제청 문제를 놓고 사법부와 청와대 사이에 긴장감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왔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18일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후보 4명 가운데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임명 제청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열흘 뒤 "실질적 협의 없는 일방적인 서면 제청"이라며 조 대법원장에게 재제청을 요구했다.
청와대는 기존에 추천된 나머지 후보 3명 가운데 다시 제청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반면 법원 내부에서는 법원조직법 등을 근거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를 새로 꾸리고 후보 추천 절차부터 다시 밟는 방안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