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눈물 가격 6배 폭등설은 오해…처방 1박스 여전히 4000원대

입력 2026-09-16 09:3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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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구건조증 239만명, 건성안 진료는 급여 유지 하루 6관 상한이 장기처방 부추긴다는 지적도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눈물을 훔치고 있다. 연합뉴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눈물을 훔치고 있다. 연합뉴스

안과에서 처방받는 일회용 인공눈물 60개 한 박스의 환자 부담금은 지금도 3000~7000원 선이다. 가을 건조기마다 "인공눈물 가격이 6배 뛴다"는 말이 돌지만, 건강보험 적용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달라진 것은 가격표가 아니라 처방 기준이다. 보건복지부는 일회용 인공누액제의 급여 기준을 개정해 2024년 12월 1일부터 시행했다. 하루 6관까지만 보험을 적용하고, 같은 작용기전 약은 한 종류만 인정하며, 렌즈나 시력교정 수술 뒤의 단순 건조감은 급여에서 빼는 것이 뼈대다.

◆ 1관 152~396원, 한 박스 다 사도 2만원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일회용 히알루론산 점안제 1관의 보험 등재 상한금액은 규격과 함량에 따라 152원에서 396원이다. 60개들이 한 박스로 따지면 약품비 총액이 9120원에서 2만3760원 사이다.

의원급 안과에서 급여 처방을 받으면 환자는 이 가운데 30%만 낸다. 금액으로는 2736원에서 7128원, 평균 4000원선이다. 보험이 빠져 전액을 부담하더라도 한 박스에 2만원대라는 뜻이다.

심평원은 2023년 10월 설명자료를 냈다. 일부 급여기준이 바뀌어 전액 본인부담이 되더라도 부담은 10배가 아닌 2~3배 수준이라고 밝혔다. 4만원대 폭등설이 돌던 시기에 내놓은 반박이었다.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사는 일반의약품 인공눈물은 애초에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품목이다. 이번 급여 기준 개편과는 관계가 없다.

◆ 환자 239만명, 청구액 3000억원이 부른 재평가

심평원 통계로 2024년 기준 국내 안구건조증 환자는 약 239만명이다. 이 가운데 여성이 65.8%를 차지했다. 1인당 외래 진료비는 평균 7만2000원, 내원일수는 1.8일이었다.

히알루론산 점안액은 점안제 가운데 건강보험 청구 규모가 가장 크다. 복지부가 급여적정성 재평가에 착수하던 2023년 9월 기준 연간 청구액은 3000억원대였다. 시장은 지금도 커지고 있다. 의약품 처방 조사기관 유비스트 집계로 2026년 1분기 히알루론산 점안액 원외처방액은 843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5% 늘었다.

사용량 쏠림도 기준 신설의 근거가 됐다. 대한안과의사회가 2023년 내놓은 실태조사에서는 상위 10% 환자가 전체 일회용 점안제 사용량의 40% 이상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당시 임상적으로 필요한 부분의 급여는 유지하되 오남용 영역은 손질해 재정을 절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 하루 6관이 갈림길…중증 희귀질환은 제한 없어

현행 기준의 핵심은 1일 최대 6관이다. 이를 넘겨 처방받은 분량은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약값 전부를 낸다. 한쪽 눈에 하루 세 번씩 넣는 정도가 급여 한도인 셈이다.

예외는 있다. 쇼그렌증후군이나 스티븐스존슨증후군 같은 중증 내인성 질환 환자는 6관 제한 없이 필요한 양 전부를 급여로 인정받는다. 심평원은 급여기준 질의응답에서 이들 질환을 별도 항목으로 명시했다.

같은 성분·같은 기전의 인공눈물을 여러 종류 함께 처방받는 것도 제한된다. 건성안 치료 목적의 일회용 점안제는 눈물대치제 등 동일 작용기전 안에서 한 종류만 급여로 인정되고, 중복 처방분은 전액 본인부담이다.

◆ 라식·렌즈 뒤 건조함은 전액 본인부담

급여에서 빠지는 대표적인 경우가 외인성 질환이다. 단순 콘택트렌즈 착용, 외상, 라식·라섹 등 시력교정 수술 뒤의 건조감으로 처방받으면 약값을 환자가 모두 낸다. 심평원이 2023년 재평가 심의에서 추린 자료를 보면 이런 외인성 처방이 전체 청구액의 20% 수준이었다.

다만 렌즈나 수술이 계기였더라도 이후 만성 건성안증후군 같은 내인성 질환으로 진단되면 급여가 인정된다. 갈림길은 구입처나 제품이 아니라 진료기록에 남는 진단명이다.

경계가 흐릿하다는 점은 남은 숙제다. 대한안과학회는 내인성 건조증과 수술·렌즈로 인한 외인성 건조증을 가르는 기준이 모호해 일선에서 진단코드 분류에 혼선이 있다고 지적해 왔다.

이번 기준은 특정 제품 하나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 보건복지부는 2024년 11월 관련 고시를 확정했다. 이를 통해 '인공누액 일반원칙' 항목을 새로 만들었다. 개별 약제별로 흩어져 있던 조건을 성분군 전체에 공통으로 걸리는 원칙으로 묶은 것이 이전과 가장 달라진 대목이다.

재평가의 출발점은 청구액이었다. 심사평가원의 2023년 3월 재평가 경과 보고에 따르면 당시 상황이 드러난다. 히알루론산 점안제의 3년 평균 건강보험 청구액은 약 2300억원이었다. 단일 성분 점안제가 해마다 2000억원대를 쓰고 있다는 수치가 나오면서 재평가 대상에 올랐다.

새 약이 나와도 처방 장수가 늘어나는 구조는 아니다. 심평원은 올해 7월 시스폴점안액 등 신규 성분 등재를 급여기준에 반영했다. 다만 동일 작용기전 1종 원칙은 그대로 적용했다. 선택지가 늘어난 것이지 함께 받을 수 있는 종류가 늘어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다만 작용기전이 다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열의 점안제까지 무조건 막는 구조는 아니다. 어느 계열로 분류되는지는 처방하는 안과에서 확인해야 한다.

예외 질환의 이름 표기도 환자들이 헷갈리는 지점이다. 복지부 질의응답에는 스티븐스존슨증후군이 피부점막안증후군이라는 명칭으로도 적혀 있다. 진료기록에 어느 쪽 이름이 적혀 있든 같은 질환이며, 1일 6관 제한을 받지 않는 예외에 해당한다.

◆ 상한선이 기준선으로…720관 장기처방 논란

제도 시행 뒤에는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불거졌다. 하루 6관이라는 상한이 사실상 처방 기준선으로 굳어지면서, 60일에서 120일치인 360~720관을 한 번에 내주는 사례가 안과 인근 약국가에서 나오고 있다. 오남용을 막으려던 기준이 대량 장기처방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약국 쪽 부담도 커졌다. 안과 외용제 조제료는 처방 일수나 수량과 관계없이 5850원으로 고정돼 있다. 수백 관을 조제해도 받는 행위료는 같다는 뜻이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올해 3월 인공눈물 처방 제한에 대해 "제도적으로 제한이 마련됐다는 점은 의미가 있지만 실효성은 실제 처방 행태를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반대 방향의 문제 제기도 있다. 대한안과학회는 중증 안구건조증 환자에게 하루 6관은 실제 투약량에 못 미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급여기준 개정 이후 실제 재정 절감액과 처방 행태 변화를 보여 주는 공식 통계는 아직 공표되지 않았다.

기준은 계속 손질되고 있다. 신규 성분 점안제가 추가로 등재된 올해 7월 고시에서도 동일 작용기전 1종 원칙은 그대로 유지됐다. 처방 전 안과에 하루 몇 관까지 급여가 되는지, 진단명이 내인성인지 확인하는 것이 인공눈물 가격을 둘러싼 혼선을 줄이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