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사퇴' 청원, 3만 명서 강제 중단?…"답변 불성실" 여진 지속

입력 2026-09-15 18: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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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답변에 전날 대변인 브리핑 '복붙'하고 청원 마감시켜
"추 지사 승인 거친 입장, 답변 게시에 문제 없어"
"중복 내용 청원은 처리대상 제외" 공지

추미애 경기도지사. 연합뉴스
추미애 경기도지사. 연합뉴스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사퇴를 요구하는 도민 청원의 동의자가 3만 명을 넘어선 직후 '답변 완료' 처리한 경기도의 결정을 두고 뒷말이 이어지고 있다. 당초 다음 달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동의 절차를 일찌감치 마감토록 한 결정 이면에, 동의자가 더 늘기 전에 청원 절차를 사실상 강제로 종료시키려는 의도가 숨어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경기도는 공식 답변에 전날 대변인 명의로 발표했던 서면 브리핑 내용을 그대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의혹이 더욱 증폭되는 모양새다.

15일 경기도 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추미애 도지사 사퇴를 청원합니다' 청원은 이날 오전 동의자 3만775명을 모은 뒤 '답변 완료' 상태로 전환됐다. 당초 제시된 동의 시한은 다음 달까지였으나, 전환 이후에는 추가 동의 표시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해당 청원은 지난 11일 게시됐다. 전날 오전까지만 해도 청원 참여자는 1천여명에 불과했지만, 관련 내용이 알려지면서 동의 수가 빠르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해당 청원은 전날 오후 5시30분쯤 공식 답변 기준선 1만 명을 돌파했다.

이에 경기도는 전날 홍은광 대변인 명의로 '경기도지사 사퇴 청원 관련' 서면 브리핑을 발표했다.

도는 브리핑에서 "지난해 편성된 2026년 경기도 민생 필수 예산은 9개월분만 반영돼 있었다"며 "각종 기금과 내부 재원까지 상당 부분 활용하면서 추가로 동원할 수 있는 재정 여력도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선 9기 도정이 멀쩡히 편성된 민생예산을 고의로 삭감한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경기도가 처한 재정 상황에 대해 도민 여러분의 깊은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부연했다.

브리핑 이후에도 동의 수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결국 15일 오전을 기준으로 동의자는 3만명을 넘겼다. 경기도는 여기서 동의 절차를 마무리하고, 청원 답변란에 전날 서면 브리핑 내용을 그래도 붙여 공개했다.

이 같은 도의 대응에 시민사회계에선 크고 작은 비판이 일었다. 특히 청원 기한이 넉넉히 남은 상태에서 이에 동참하는 인원이 꾸준히 늘고 있는데, 추가 동의를 막은 점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 일각에서는 '12억원 관사 논란' 등으로 추 지사에 대한 비판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불리한 청원이 반향을 일으키자 사실상 '조기 진화'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경기도는 청원에 대한 답변을 동어반복하는 과정에서 청원인이 요구한 관사 논란에 대한 설명을 누락했다. 이 같은 점이 '도지사가 직접 책임 있는 답변을 드린다'는 청원 홈페이지 소개란 글과는 배치된다는 비판이다.

이와 관련 경기도 측은 전날 대변인 명의 서면 브리핑이 추 지사의 승인을 거친 공식 입장인 만큼, 청원 답변으로 게시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기도청은 청원 홈페이지에 '운영 안내' 공지를 내고 "'경기도 청원 운영 및 처리 지침'에 따라, 기존 답변이 완료된 청원과 동일한 내용의 청원은 처리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안내했다. 추후 추 지사 사퇴 청원이 다시 게시되더라도, 이는 처리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경기도 청원 홈페이지 캡처
경기도 청원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