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산업, 가공 데이터로 품질 판정…유니바, 제조 문서 자동화
전문가 "현업 수요와 AI 전략 연결하는 준비 중요"
자동차부품을 깎는 공구는 언제 교체해야 할까. 작업자의 경험과 정해진 사용 횟수에 의존하면 아직 쓸 수 있는 공구를 버리거나, 마모된 공구로 불량품을 생산할 수 있다. 자동차부품 제조기업 정원산업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가공설비의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했다.
지난 14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창업도시 프로젝트 지역 중소·중견기업 오픈이노베이션 네트워킹'에서 정원산업은 CNC(컴퓨터수치제어) 가공 데이터를 활용한 품질 관리 사례를 소개했다. 설비에서 추출한 부하율과 공구 사용 횟수 등을 제품 치수와 연결해 학습시키고, 가공된 제품의 품질을 판단하는 방식이다.
출발점은 현장의 통념에 대한 의문이었다. 공구의 사용 횟수가 늘수록 마모와 부하가 일정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수집한 데이터는 달랐다. 이병순 정원산업 전무는 "설비 데이터와 개별 제품의 측정값을 하나씩 연결하는 작업에 공을 들였다. 학습 결과를 실제 생산 현장에 적용하는 데도 시간이 필요했다. AI 도입에는 모델 성능뿐 아니라 정확한 현장 데이터와 검증 과정이 중요하다"고 했다.
DGIST 출신 공학자들이 모인 AI 스타트업 유니바는 제조 문서 처리의 비효율을 해결하는 협업을 추진 중이다.
유니바 관계자는 "공정과 품질 관리에 사용하는 문서가 수기로 작성되거나 스캔본으로 보관되면 담당자가 내용을 확인해 엑셀에 다시 입력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다. 유니바는 광학문자인식(OCR) 기술로 필요한 수치를 추출하고 요약·보고서 작성까지 연결하는 기술 검증을 진행했고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했다.
기업과의 협업은 스타트업의 기술 고도화로도 이어졌다. 유니바는 다양한 고객사의 데이터를 다루며 학습 데이터를 구성하고 업무별 맞춤형 모델을 개발하는 경험을 축적했다. 이를 바탕으로 문서 처리와 반복 업무를 수행하는 AI 서비스 개발로 영역을 넓혔다. 기업 내부 서버에 AI를 구축하려는 수요에도 대응하고 있다.
수요기업의 협업 의향도 구체적이었다. 대홍코스텍은 철강 소재의 수요 예측과 발주·생산 관리에 AI를 접목할 파트너를 모색했다. 네이처파크 측은 방문객 예측과 CCTV 기반 안전 관리 등을 희망하며 실제 시설에서 기술을 시험하고 운영 부서의 의견을 반영해 개선하는 협업을 제안했다. 지역기업의 현장이 스타트업에는 기술 검증 무대이자 시장이 되는 구조다.
기업간 협력은 지역 제조기업의 공정과 업무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삼보모터스는 스타트업과 협력한 기술 3건을 사내에 적용했다. 에스이노베이션과는 공장 내 물류 이동을 자동화하기 위한 다중제어시스템 개발·실증을 추진했다. 제조 현장의 물류 수요에 스타트업의 제어 기술을 접목했다. 삼익THK의 경우 뉴비다와 산업용 로봇에 쓰이는 고정밀 광측정 센서 개발을, 에어스와는 생성형 AI 기반 파일 분석·정보처리 시스템 구축을 협업 과제로 추진했다.
진형석 한국무역협회 부장은 "AI 시대 오픈이노베이션의 필요성을 속도와 역량, 비용, 불확실성 등으로 설명했다. 기업이 모든 기술을 내부에서 개발하기보다 외부의 전문 역량을 결합하면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보유 데이터와 자산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