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 기부금 수도권 쏠림 심화…수도권-지역대 격차 5년 새 2.3배→3.1배

입력 2026-09-14 19:30:00 수정 2026-09-14 19:44:38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수도권 기부금 5년 새 50% 증가… 비수도권은 11.9% 그쳐
수도권-지역대 격차 2.3배→3.1배… 전체 기부금 75.8% 수도권行
'SKY' 3곳이 전국 대학 기부금 32.5% 차지… 상위 10곳 중 8곳 서울
지역대 "기업·동문 기부자 기반 취약…세제 인센티브 등 지원 필요"

챗GPT 생성 이미지.
챗GPT 생성 이미지.

수도권과 비수도권 사립대학 간 기부금 격차가 최근 5년 사이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대학 기부금 규모가 증가했지만 늘어난 기부금이 수도권 대학에 집중되면서 기부금을 둘러싼 수도권과 지역대 간 격차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수도권 기부금 5년 새 50%↑…비수도권은 11.9% 그쳐

14일 한국사학진흥재단이 제공한 '2021~2025회계연도 사립대학 기부금 수입 규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 일반 사립대 191곳의 기부금 수입은 총 5천666억1천만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4천88억8천만원과 비교하면 38.6% 증가한 규모다.

하지만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나눠보면 기부금 증가 폭에서 큰 차이가 나타났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사립대 기부금은 2021년 2천865억5천만원에서 지난해 4천297억3천만원으로 50.0%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비수도권 사립대 기부금은 1천223억3천만원에서 1천368억8천만원으로 11.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수도권 사립대의 기부금 증가율이 비수도권보다 4배 이상 높았던 셈이다.

이에 따라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기부금 격차도 확대됐다.

2021년 수도권 사립대 기부금은 비수도권의 2.34배 수준이었다. 이후 2022년 2.63배, 2023년 2.90배까지 확대됐다가 2024년 2.48배로 다소 좁혀졌다. 하지만 지난해 다시 3.14배까지 벌어지면서 최근 5년 중 가장 큰 격차를 기록했다.

절대적인 금액 차이도 커졌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사립대의 기부금 차이는 2021년 1천642억2천만원에서 지난해 2천928억5천만원으로 5년 사이 78.3% 증가했다.

전체 사립대 기부금에서 수도권이 가져가는 몫도 확대됐다. 2021년 70.1%였던 수도권 비중은 2022년 72.5%, 2023년 74.4%로 상승했다. 2024년 71.3%로 한 차례 낮아졌지만 지난해에는 75.8%까지 치솟아 최근 5년 중 가장 높았다. 지난해 전국 사립대에 들어온 기부금 4원 가운데 3원 이상이 수도권 대학으로 향한 셈이다.

특히 서울 소재 사립대에 대한 쏠림이 두드러졌다. 서울 사립대의 기부금은 2021년 2천406억4천만원에서 지난해 3천622억9천만원으로 50.6% 증가했다. 전국 사립대 기부금 가운데 서울 소재 대학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8.9%에서 63.9%로 5.0%포인트 높아졌다.

◆'SKY' 3곳이 전체 32.5%…대학별 격차도 극심

지역 간 격차뿐 아니라 대학별로도 일부 상위권 대학에 기부금이 집중되는 현상이 뚜렷했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실이 한국사학진흥재단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국 대학 가운데 기부금을 가장 많이 받은 곳은 연세대로 총 3천656억원에 달했다. 서울대가 3천502억원, 고려대가 3천359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른바 'SKY'로 불리는 이들 3개 대학이 최근 5년간 받은 기부금만 모두 1조518억7천994만원으로 전체 대학 기부금의 32.5%를 차지했다.

이어 성균관대가 1천159억3천808만원으로 4위를 차지했고 울산대 1천70억6천878만원, 한양대 927억7천791만원, 이화여대 906억6천257만원, 인천대 844억3천335만원, 동국대 696억8천542만원, 경희대 485억934만원 순이었다. 기부금 상위 10개 대학 가운데 울산대와 인천대를 제외한 8곳이 서울 소재 대학이었다.

반면 최근 5년간 기부금이 가장 적었던 대구예술대는 1억4천281만원에 그쳐 1위 연세대와 약 2천500배 차이를 보였다. 같은 자료에서 최근 5년간 전국 대학 기부금의 70%가 수도권에 집중됐으며 서울 소재 대학만으로도 전체의 59.2%를 차지했다.

수도권에 대학이 더 많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격차 확대는 뚜렷했다.

2021년 수도권 일반 사립대는 100곳, 비수도권은 93곳으로 대학 한 곳당 평균 기부금은 각각 28억7천만원과 13억2천만원이었다. 수도권 대학이 비수도권 대학보다 평균 2.2배 많은 기부금을 받은 것이다.

지난해에는 수도권 사립대가 98곳, 비수도권이 93곳으로 대학 수 차이가 오히려 줄었지만 학교당 평균 기부금은 수도권 43억9천만원, 비수도권 14억7천만원으로 약 3배까지 벌어졌다. 학교 수 차이를 제외하고 보더라도 수도권과 지역 사립대의 기부금 격차가 5년 사이 확대된 것이다.

◆"기부자 풀부터 달라"… 지역대 기부 유인책 필요

지역 대학들은 대기업과 고액 기부 여력이 있는 기업의 수도권 집중, 상대적으로 작은 동문·기업 기부자 기반, 지역 경기 침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한 지역 사립대 발전기금 업무 관계자 A씨는 "대기업 본사와 고액 기부가 가능한 기업들이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보니 지역대는 기본적인 기부자 풀이 상대적으로 작을 수밖에 없다"며 "특히 대구는 다른 지역에 비해서도 경기가 침체돼 있어 기업들이 예전처럼 대학에 선뜻 기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부금은 학생 장학금뿐 아니라 노후 시설 개선이나 교수 연구 지원 등 교육·연구를 위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이라며 "지역 사립대 입장에서는 기부금을 계속 활성화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기부 기반을 확대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대구경북에서도 지역별로 다른 흐름이 나타났다.

대구 소재 일반 사립대 1곳의 기부금은 2021년 36억8천만원에서 2022년 43억3천만원으로 늘었다가 2023년 35억1천만원, 2024년 40억2천만원, 지난해 29억8천만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기부금은 최근 5년 중 가장 적었으며 2021년과 비교해서도 18.9% 줄었다.

경북 지역 일반 사립대 기부금은 2021년 243억1천만원에서 지난해 337억원으로 38.6% 증가했다. 다만 2024년 364억5천만원과 비교하면 지난해에는 7.5% 감소했다.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지역 사립대의 재정 여건이 갈수록 악화하는 가운데 기부금마저 수도권과 일부 상위권 대학에 집중되면서 대학 간 재정·교육 여건 격차를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역대에 대한 기부를 유도할 수 있도록 세제 혜택 등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지역 사립대 발전기금 업무 담당자 B씨는 "지역대는 수도권 대학에 비해 동문·기업 기부자 풀이 제한적이고 지역 경기나 기업 여건에도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특히 고액기부나 기업기부는 대학의 노력만으로 확대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기부금에 대한 세제 혜택은 대학 소재지나 지역 발전과 직접 연계돼 있지 않아 지역대 기부를 특별히 유인할 제도적 장치가 거의 없다"며 "지역대가 지역 인재 양성과 지역소멸 대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지역대 기부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나 지역기업의 대학 기부에 추가적인 세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