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전처 돌보던 60대의 살인…'간병 비극'이었나

입력 2026-09-10 17: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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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후에도 다시 동거하며 돌봄 이어가

간병살인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간병살인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장기간 간병 부담에 시달리던 60대 남성이 전처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이혼 후에도 지적장애가 있는 전처와 다시 동거하며 간병을 이어가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지검 서부지청 형사1부(최근영 부장검사)는 살인 혐의로 A(60대)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3일 오후 대구 달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함께 살던 전처 B(40대)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약 6시간 뒤인 같은 날 오후 10시 50분쯤 직접 112에 전화해 자수했다.

검찰 등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결혼한 두 사람은 2023년 8월 이혼했다. B씨는 지적장애인으로, A씨는 이혼 이후에도 B씨와 함께 살며 그를 돌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가족에게 집중된 돌봄 부담이 극단적인 범죄로 이어지는 이른바 '간병 살인' 문제도 다시 주목된다.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가 지난해 발간한 '간병살인의 실태와 특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23년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가족 간병 살인은 모두 228건이다. 자녀가 부모를 살해한 사례가 96건(42.1%)으로 가장 많았고, 부부 간 72건(31.6%), 장애 자녀 간병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이 44건(19.3%)이었다.

대구경북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이어졌다. 2021년 대구에서는 생활고 속에서 뇌출혈로 쓰러진 아버지를 홀로 돌보다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아들이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최근 경주에서도 지적장애가 있는 조카와 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장기간 돌보던 60대 여성이 두 사람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바다에 빠뜨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