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하자 발생 시 중고차 업계 책임 강화
중고차 매매업계 "성능점검서 오류를 책임지는 건 있을 수 없어" 반발
정부가 중고차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내놓은 보호대책을 두고 중고차 매매업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차량 하자 발견 시 매매업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방침을 정한 것인데, 업계는 경영난이 불가피해졌다며 제도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9일 대구광역시자동차매매사업조합(이하 조합)은 최근 국토교통부의 '중고차 소비자 보호대책'에 대한 의견서를 내고 하자보증 책임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토부가 지난달 발표한 대책의 핵심은 하자보증 방식의 변화다. 현재 중고차 매매업자는 차량을 소비자에게 판매하기 전 성능점검업체로부터 차량 상태를 점검받고, 성능·상태점검기록부를 소비자에게 전달한다. 성능점검업체는 차량 상태를 보증하기 위한 보험에 가입한다.
국토부는 이 책임 구조를 판매자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방침이다. 점검자가 가입하는 성능보험을 매매업자 의무보험으로 통폐합하고, 소비자가 차량을 구입한 뒤 하자가 발생하면 중고차 업계에 책임을 지도록 하는 방식이다.
또 차량 구매 후 7일 이내 중대한 하자가 발생해 수리비가 300만원 이상, 매매가의 30%를 넘는 경우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도록 했다. 수리 기간이 30일 이상 소요돼도 마찬가지다.
조합은 성능점검 과정에서 확인되지 않은 결함까지 판매자가 책임지는 것은 과도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대구 한 중고차 매매업자 A씨는 "매매업자의 역할은 차량을 매입·판매하고 소비자에게 성능·상태 정보를 고지하는 데 있다. 성능점검 과정에서 누락되거나 잘못 기재된 내용까지 매매업자에게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조합은 정부가 매매업자의 하자발생률·보험손해율 등을 토대로 우수사업자를 지정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기준을 보다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수치만으로 사업자를 평가할 경우 민원과 보험처리에 적극적인 업체가 불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장원수 조합장은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자는 제도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성능·상태점검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까지 매매업자에게 부담시키는 구조로 운영되면 경영 부담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 우수사업자 평가 역시 소비자 대응과 분쟁 해결 노력까지 종합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뿐 아니라 경북자동차매매사업조합도 같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 전반에서 판매자 책임 범위를 보다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셈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중고차 시장은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등 소비자들의 불신이 컸다. 이번 대책은 시장을 투명하게 만들고 보상도 확실하게 받을 수 있도록 해 건전한 시장을 만들겠다는 취지"라며 "제도의 큰 틀을 바꿀 계획은 없고 내년 하반기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