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 잔] 조충제 아양아트센터 신임 관장 "관객도 무대 꿈꾸는 공연장으로…문화적 거버넌스 구축"

입력 2026-09-08 10:4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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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구성원 문화적 욕구 듣고 연결하는 거버넌스 중요
기업 사회공헌 기금 연계 문화예술 사업 모델 만들고파
국립 단체 지방 공연 유치해 1천여석 아양홀 채울 것
정사서 2급 자격증 취득…도서관과 인프라·콘텐츠 교류도
주민·관객 목소리 충분히 반영해야 사업 지속 가능성↑"

지난 7일 조충제 아양아트센터 신임 관장이 본지와 인터뷰를 나눴다. 아양아트센터 제공
지난 7일 조충제 아양아트센터 신임 관장이 본지와 인터뷰를 나눴다. 아양아트센터 제공

지난 1일 취임한 조충제 아양아트센터 신임 관장은 성악가부터 문화도시와 도시재생 현장까지 문화예술의 여러 영역을 두루 거쳐왔다. 다양한 경험 끝에 그는 '주민과 가까운 공연장'을 기관 운영의 출발점으로 그렸다. 관장 지원 당시부터 그가 차별화된 운영 방향으로 제시한 것은 주민의 목소리를 듣는 '문화적 거버넌스'였다. 예술가 출신이지만 기관 운영의 중심에는 주민과 관객을 두겠다는 구상이다.

- 취임 소감과 가장 먼저 추진하고 싶은 과제는 무엇인가

▶예술가로서의 삶을 처음 시작한 곳이 대구인데, 다시 돌아와 예술행정가이자 경영자로 일하게 돼 감개무량하다.

그동안 문화도시 사업을 하며 문화적 거버넌스(지역 구성원이 함께 참여하는 문화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일을 많이 해왔다. 동구에도 지역 예술가와 동호인, 주민들이 원하는 문화적 욕구가 분명히 있을 텐데, 그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그 거버넌스 안에 함께하는 관장이 되고 싶다. 지역의 문화적 욕구를 찾아내고 연결 고리를 구축하는 게 첫 번째 과제다.

또 하나는 지역 기업과 아양아트센터의 협력 기반을 만드는 것이다.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들은 ESG 경영 차원에서 지역사회에 공헌하기 위한 기금을 마련하고 있지만, 지역 문화예술 현장에서 체감하는 기업의 지원은 아직 미약하다고 느꼈다. 그간 임원, 사회활동을 하면서 기업과 연결할 수 있는 기반을 어느정도 마련했다. 기업마다 갖고 있는 사회공헌에 대한 철학에 따라 좋은 문화예술 사업으로 협업할 수 있는 모델을 임기 내 만들고 싶다.

- 아양아트센터의 앞으로의 방향성을 어떻게 설정했나

▶아양아트센터는 지금도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어느 정도 문화적 민주화를 이루고 있다고 느꼈다. 하지만 좋은 공연을 관객에게 제공하는 데서만 그치지는 않았으면 한다. 그동안 문화 거버넌스 사업을 해오면서, 공연장을 예술가들만의 공간이 아니라 주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센터에는 생활문화센터와 아카데미도 있고, 동호인이나 아마추어 예술인 가운데 센터 무대에 서는 것을 목표로 삼는 사람들도 있다. 유명 예술가의 좋은 공연을 지역에서 접할 기회도 물론 필요하다. 동시에 공연장을 더욱 가까운 공간으로 만들려면 관객도 언젠가 무대에 서거나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는 것을 꿈꿀 수 있어야 한다.

- 1천석이 넘는 아양홀의 강점을 살려, 아양아트센터에서만 만날 수 있는 공연 구상도 궁금하다

▶아양홀의 규모는 우리 공연장의 자랑거리고, 이 공간을 채울 수 있는 좋은 공연을 유치하고 싶다. 과거 이탈리아에서 공부하며 현지 공연장을 자주 찾았는데, 라 스칼라에서 선보인 공연 콘텐츠가 여러 지역을 순회하는 모습을 인상 깊게 봤다. 국내에서도 최근 국립예술단체의 지방 공연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만큼, 관련 공모사업 등을 적극 활용해 지역 관객들이 수준 높은 공연을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접할 기회를 넓히고 싶다. 이를 통해 아양홀의 강점도 더욱 알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조충제 아양아트센터 신임 관장
조충제 아양아트센터 신임 관장

- 공연 외에 새롭게 시도하고 싶은 프로그램도 있는가

▶도서관과 공연장을 연결하는 융복합 콘텐츠를 만들어보고 싶다. 개인적으로 책과 그림책에 관심이 많아 임용 전 정사서 2급 자격증도 취득했다. 재단 내 안심도서관과 신천도서관이 가진 인적·콘텐츠 기반을 활용해 책과 공연예술, 나아가 인문·교양 강좌까지 결합한 프로그램을 시도해보고 싶다. 도서관 이용자와 공연장 관객이 서로의 공간을 오갈 수 있도록 접점을 넓히고 싶다. 구체적인 계획이 마련되면 우선 파일럿 사업으로 시도한 뒤 프로그램으로 정착시키는 것까지 생각하고 있다.

- 성악가이자 문화·도시재생 현장에서 활동해온 경험을 기관 운영에 어떻게 접목하고 싶은가

▶인생의 절반 이상을 예술가로 살아왔지만, 공연장을 운영할 때는 주민과 관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먼저 봐야 한다. 문화도시와 도시재생 현장을 경험하면서 주민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반영해야 지속 가능한 사업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해외에서도 하나의 문화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오랜 기간 주민들의 담론을 축적하는 사례를 많이 봤다. 아양아트센터에서도 주민과의 문화적 거버넌스를 탄탄하게 구축하고, 지역 예술가들이 머물고 활동하고 싶은 환경을 만들고 싶다. 예술가들도 좋은 콘텐츠를 개발하며 관객과 관계를 만들어가야 하고, 공연장은 그 접점을 마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 임기 2년 뒤 관객들에게 아양아트센터가 어떤 공간으로 기억되길 바라는가

▶주민들이 즐겨찾고 예술가들이 머무르며 좋은 문화예술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많은 외부 관객들이 찾아오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 서로 오고 싶어하는 곳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