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올 곳, 대구밖에 없다"…법조계 원로·현직 회장 한목소리

입력 2026-09-07 17: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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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전 대구변호사회장, 대법원 유치에 의기투합…"대구가 최적지"
추진위 출범 후 타당성·해외사례 연구도 추진

7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의 이병희 대구지방변호사회장 사무실에서 만난 허노목(왼쪽) 전 대구변호사회장과 이 회장. 신중언 기자
7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의 이병희 대구지방변호사회장 사무실에서 만난 허노목(왼쪽) 전 대구변호사회장과 이 회장. 신중언 기자

"이제는 대법원 대구 이전을 현실로 만들 때가 왔습니다."

7일 대구 수성구 이병희 대구지방변호사회장 사무실에서 만난 이 회장과 허노목 전 대구변호사회장은 대법원 대구 이전을 지역 법조계가 반드시 힘을 모아 추진해야 할 과제라고 역설했다.

현직 대구변회 회장과 지역 법조계 원로는 인터뷰 내내 대구가 가진 역사성과 입지 경쟁력을 하나씩 짚으며, 대법원 이전을 구호에 그치지 않고 국가 의제로 끌어올리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들이 가장 먼저 내세운 명분은 지방분권이다. 이 회장은 "국가 권력이 수도권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며 "행정기관만 지방으로 옮길 것이 아니라 사법 권력도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독일과 스위스 등 최고 사법기관을 수도에만 두지 않는 해외 사례도 근거로 들었다. 대법원은 사실관계를 다시 판단하는 사실심이 아니라 법률 해석을 중심으로 하는 법률심인 만큼 서울에 있어야 할 필연성도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허 전 회장은 대구가 가진 사법 역사성을 강조했다. 일제강점기 한반도에는 경성·평양·대구에 복심법원이 설치됐고, 대구복심법원은 영·호남을 아우르는 넓은 권역을 관할했다. 그는 "수도권을 벗어난다면 대구만큼 오랜 사법 전통을 가진 도시를 찾기 어렵다"고 힘주어 말했다.

입지 여건도 강점으로 꼽았다. 법원·검찰청이 연호지구로 이전하면 범어동에 대규모 후적지가 생긴다. 동대구역과 가깝고 교육·주거 인프라도 갖춰 대법관과 재판연구관, 직원들이 함께 이동하는 데 유리하다는 것이다. 대법관 정원이 26명으로 확대되면서 추가 공간 확보가 필요한 시점과 법원 이전 시기가 맞물린다는 점도 주목했다.

이 회장은 "전국 어디를 봐도 이처럼 사법적 상징성이 크면서 대법원을 수용할 만한 공간을 갖춘 곳은 드물다"며 "게다가 대구 법조계는 이념적 갈등과 거리를 두고 사법 발전을 위해 필요한 목소리를 내왔고, 그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고 했다.

다만 대구시가 후적지를 청년·창업 공간으로 활용하는 계획을 내놓은 만큼 지역 내부의 합의가 먼저다. 이 회장은 "충분히 대화한다면 어떤 방안이 대구 발전에 더 큰 가치가 있는지는 금방 결론날 것"이라며 "대구시와 정치권을 설득해 공감대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다음달 출범할 추진위원회도 정치적 이해나 특정 직역의 이익에서 거리를 두겠다는 방침이다. 정치권과 지자체, 언론, 시민사회, 경제계 인사를 폭넓게 참여시키되 대구변회가 중심을 잡고 추진 방향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후 대법원 대구 이전의 타당성과 해외 사례를 검토하는 연구용역도 추진할 계획이다.

허 전 회장은 "이런 일은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다. 첫 단추는 지역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라며 "지역균형발전이라는 큰 뜻 아래 각계의 힘을 모아 차근차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