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극우정당 압승…메르츠 정권 외통수

입력 2026-09-07 15:4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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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D, 지방선거 1위로 세계대전 후 첫 주정부 가시권
메르츠, 방화벽 원칙 고심…고수시 당내 반란·분열 위험

환호하는 AfD 당원들. AFP 연합뉴스
환호하는 AfD 당원들. AFP 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치러진 독일 작센안할트 주의회 선거에서 극우 성향 독일대안당(AfD)이 큰 격차로 1위를 차지하면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연방정부 총리와 그의 소속 정당인 중도보수 기독민주연합(CDU)이 고민에 빠졌다.

◆'극우정당' 압승

독일 공영방송 ZDF 집계에 따르면 AfD는 득표율 44.4%로 주의회 총의석 83석 중 과반(42석)에 가까운 39석을 확보했다. CDU는 득표율 17.2%, 의석 15석으로 2위로 밀려났다.

중도좌파 독일사회민주당(SPD), 녹색당, 좌파당 등 좌파 정당들이 각각 득표율 9.1%, 8.9%, 8.6%로 당별로 8석씩을 얻었고, 극좌 포퓰리즘 정당 자라바겐크네히트동맹(BSW)이 득표율 5.2%로 5석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AfD는 다른 원내 정당들 중 단 하나만 연정 파트너로 잡는 데 성공하거나 다른 당에서 의원 3명 이상을 빼 오면 과반 지지로 주정부 연정을 구성할 수 있게 된다.

독일에서 극우정당이 주정부를 수립하는 사례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 한 차례도 없었다.

이는 나치 정권의 역사적 트라우마와 그 추종자들의 반민주주의적 성향을 경계하는 사회적 공감대 때문에 이어진 전통이었다.

AfD를 제외한 우파와 좌파의 독일 정당들은 AfD를 비롯한 극단주의 정당의 권력 접근을 봉쇄하고 어떤 방식으로든 협조를 거부하는 이른바 '방화벽'(Brandmauer) 원칙을 수십년간 견지해왔다.

메르츠는 방화벽 원칙을 철저히 견지하면서 소극적 협력조차 배제해왔으나, AfD 지지세가 강한 작센안할트 등 동부 독일의 CDU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방화벽에 대한 의견 차이로 CDU 당내에 분열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2021년 6월 치러진 지난번 선거와 비교하면 CDU 득표율은 19.9%포인트 감소해 반토막에도 못 미쳤다. AfD 득표율은 23.6%포인트나 치솟았다.

◆'메르츠'의 딜레마

이런 상황에서 CDU 당대표인 메르츠 총리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남는다고 WSJ는 설명했다.

첫번째 선택지는 CDU가 방화벽을 유지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CDU가 SPD·녹색당·좌파당·BSW까지 포괄하는 폭넓은 연정을 만들어 주정부를 구성해야만 한다.

그러나 이 시나리오에 대해 CDU 주의원들 사이에 강한 저항이 있어 당내 반란과 분열로 이어질 우려가 있으며, 이는 지지율이 낮고 당내 입지도 약화된 메르츠에게는 부담스럽다.

두번째 선택지는 메르츠가 방화벽 원칙을 포기해버리고 작센안할트주 CDU에 AfD를 상대하는 방식에 재량권을 주는 경우다.

그러나 이것 역시 당 분열을 초래할 수 있고, 현재 SPD가 참여하고 있는 연방정부 연정의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만약 AfD가 독일 주정부 구성에 사상 최초로 성공하게 된다면 안보와 정보 분야에 영향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AfD가 경찰과 독일 국내 정보기관인 연방헌법수호청(BfV)과 그 작센안할트주 지부에 대한 접근 권한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BfV의 업무에는 극단주의 조직 감시가 포함돼 있으며, BfV는 작년 5월에 AfD를 공식적으로 '반헌법적 우익 극단주의 조직'으로 확정 지정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 확정 지정의 효력은 법원 결정으로 일시 보류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