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신인상 출신 장혜령의 동명의 책 원작
기존 낭독극에 퍼포먼스·음악 결합…관객과 대화도
"여성의 삶, 함께 듣고 말하는 경험으로 옮기는 새 형식"
11일 오후 대구 중구 더커먼 공연…대구경북 첫 공연
문학동네 신인상 출신 시인이자 다원예술가 장혜령이 오는 11일(금) 오후 8시 대구 중구 더커먼(국채보상로 741)에서 목소리극 '여자는 왜 모래로 쓰는가'를 선보인다.
'여자는 왜 모래로 쓰는가'는 2024년 의사 파업 당시 죽음의 위기에 놓인 어머니를 병원에서 돌본 작가 자신의 경험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지난해 출간된 동명의 책을 원작으로 여성의 돌봄과 소외, 지역·세대 간 격차 등을 다룬다.
장혜령이 고안한 '목소리극'은 기존 낭독극에서 한발 더 나아간 형식이다. 텍스트를 읽는 데 그치지 않고 퍼포먼스와 음악을 결합하며, 공연이 끝난 뒤 이어지는 관객과의 대화까지 작품의 일부로 끌어들인다. 읽는 사람과 듣는 사람으로 나뉘었던 관계를 관객의 발화까지 확장하는 셈이다.
최근 문학과 공연의 경계를 넘나드는 낭독극은 새로운 공연 형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소설가 한강의 작품을 각색한 낭독극 '새'가 아비뇽 페스티벌을 거쳐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서 공연을 앞두고 있다.
작가는 "일기나 메모처럼 잘 보이지 않고 가시화되지 않는 여성들의 미시사, 소문자 역사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예술 형식이 요청된다"고 설명한다. 쉽게 기록되지 않는 여성의 삶을 개인의 기억에 머물게 하지 않고 함께 듣고 말하는 경험으로 옮기고자 한다.
한국 신화 '원천강본풀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점도 눈길을 끈다. '원천강본풀이'는 부모도 자신의 기원도 모르는 소녀가 '오늘'이라는 이름을 얻은 뒤 자신의 근원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다. 장혜령은 병원 복도에서 걷기 연습을 하던 어머니의 모습에서 자신의 근원을 찾아 길을 떠나는 '오늘'을 떠올렸다. 어머니를 돌본 개인적 경험이 오래된 신화와 만나 동시대 여성의 삶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된다.
작품은 지난해 서울과 전주, 익산, 광주 등의 지역서점을 돌며 공연됐다. 올해는 제주문화예술재단 다원예술 창작지원에 선정돼 제주에서 무대에 올랐으며, 평산책방 책가방프로젝트 지원을 받아 울산 공연도 앞두고 있다. 대구·경북 관객과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혜령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서 영화 연출을 전공하고 2017년 문학동네 시 부문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이후 시와 산문을 비롯해 공연, 사운드, 영상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더커먼 방문 또는 전화, 인스타그램을 통해 예약할 수 있다. 전석 2만5천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