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폐지 한 달 앞두고 '미제사건 털기'…졸속 처리 우려도

입력 2026-09-04 17:5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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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장기미제 정리 지침 전파…"기록만으로 처분 어려운 사건 적지 않아"
기소중지 사건엔 수사 공백 우려 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연합뉴스

검찰청 폐지를 한 달가량 앞두고 검찰이 본격적인 사건 정리에 들어갔다. 추가 수사가 어려운 장기미제는 현재까지 확보된 기록을 토대로 처분하고, 끝내지 못한 사건은 경찰이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으로 넘기는 방식이다.

짧은 기간에 미제사건을 대거 정리하고 수사기관까지 바뀌는 만큼 사건 처리 지연과 수사 연속성 단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검찰청은 지난 3일 현재 수사 중인 사건을 유형별로 분류해 처리 가능한 사건은 신속히 종결하도록 일선 검찰청에 지침을 전달했다. 다음달 2일 공소청 출범 이후에도 불가피한 사건은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라 최대 90일간 계속 수사할 수 있지만, 나머지는 경찰이나 중수청으로 이관해야 한다.

특히 시행 전 송치된 장기미제 사건은 추가 수사 필요성을 검토한 뒤 기한 내 보완수사가 어렵다면 가급적 현재 기록에 나타난 증거관계를 토대로 기소·불기소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중수청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것은 가급적 지양하고, 불가피할 경우 검사장 승인을 받도록 했다.

현장에서는 장기미제 사건 상당수가 애초 기록만으로 결론을 내리기 어려워 남아 있는 만큼, 공소청 출범 일정에 맞춰 처리를 서두를 경우 사건의 실체를 충분히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사를 더 이어가야 하는 사건은 결국 다른 수사기관으로 넘겨야 해 처리 지연도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한 부장검사는 "실질적으로 수사를 더 할 수 있는 기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기록만으로 기소·불기소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금까지 남아 있는 사건도 적지 않다"며 "억지로 결론을 내릴 수는 없는 만큼 추가 수사가 필요한 사건은 결국 이관할 수밖에 없는데 여전히 이관 기준도 나오지 않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건 처리가 늦어질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사건을 다른 수사기관으로 넘기는 과정도 변수다. 검찰이 직접 인지해 수사해온 사건 가운데 남은 기간에 마무리하기 어려운 사건은 중수청으로 이관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어떤 사건을 중수청으로 보내고 경찰로 넘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세부 기준은 아직 현장에 내려오지 않은 상태다. 사건을 넘겨받은 기관이 기존 수사 내용을 파악하고 후속 절차에 들어가는 동안 처리 지연도 불가피할 수 있다.

특히 피의자의 행방을 찾지 못해 기소중지된 사건은 수사 공백 우려가 더 크다. 검찰이 직접 체포영장을 청구하거나 지명수배한 사건은 검찰청 폐지 전에 기존 영장을 정리하고 경찰 등 새 수사기관으로 넘기는 절차가 필요하다. 오는 2일부터 검찰의 수사권이 사라지는 만큼 검찰이 지명수배한 피의자가 붙잡히더라도 수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른 수사기관이 영장과 수배 절차를 다시 진행해야 한다.

한 검찰수사관은 "기소중지 사건의 피의자가 10월 2일 이후 검거될 경우 수사권이 사라진 검찰이 청구한 영장으로 신병을 확보하는 것이 적법한지를 두고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검찰이 기존 체포영장을 법원에 반환하면 지명수배도 해제되는 만큼, 새 수사기관이 다시 영장을 신청하고 재수배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신병 확보에 공백이 생길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