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온판 성적서, 패널 심재에 그대로 써도 되나"…그라스울 단열성능 검증 논란

입력 2026-09-04 14: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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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녹색연 "그라스울 샌드위치패널 열전도율 · 단열재등급, 부정 적용 즉각 중단해야"

이재혁 (사)대구경북녹색연합 대표
이재혁 (사)대구경북녹색연합 대표

그라스울 샌드위치패널의 단열성능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보온판의 열전도율 시험성적서를 패널 심재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적정한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경북녹색연합(녹색연합)은 4일 그라스울 샌드위치패널의 실제 심재 성능과 기존 시험성적서 사이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국토교통부에 전면적인 조사와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그라스울 샌드위치패널은 그라스울 단열재 양면에 철판을 붙인 건축자재다. 이 과정에서 그라스울 보온판을 일정한 너비로 절단한 뒤 섬유 배열 방향을 달리해 패널 심재로 사용하는 구조다.

논란의 핵심은 그라스울 보온판과 이를 가공해 만든 샌드위치패널 심재를 동일한 제품으로 볼 수 있느냐는 것이다.

녹색연합은 제조 과정에서 제품의 구조와 섬유 배열 방향이 달라지는 만큼 열전도율 역시 달라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녹색연합이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에 관련 내용을 질의한 결과, 국가기술표준원은 그라스울 보온판과 그라스울 패널 심재를 동일한 제품으로 보기 어렵고 보온판의 열전도율 시험성적서를 패널 심재에 적용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답변했다고 밝혔다.

공인시험기관인 KCL에 의뢰한 시험에서도 두 제품의 열전도율에 차이가 나타났다는 게 녹색연합의 설명이다.

녹색연합이 제시한 시험 결과에 따르면 그라스울 보온판의 열전도율은 0.032W/(m·K), 패널 심재는 0.041W/(m·K)로 측정됐다. 녹색연합은 이를 근거로 실제 패널에 사용되는 심재의 성능을 기준으로 단열성능을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열전도율 차이는 단순한 수치 차이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게 녹색연합의 지적이다. 현행 건축물 에너지절약설계기준에 해당 시험값을 적용하면 0.032W/(m·K)는 단열재 '가'등급 구간에, 0.041W/(m·K)는 '다'등급 구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단열재 등급이 달라지면 건축물에 요구되는 단열재 두께에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녹색연합은 공동주택 거실 외벽을 기준으로 지역별 요구 두께가 달라질 수 있어 설계와 자재 사용량, 나아가 건축물의 에너지성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녹색연합은 실제 패널 심재의 성능을 충분히 대표하지 못하는 시험성적서가 설계와 납품, 시공 과정에서 사용됐는지를 정부가 확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패널 제조사들이 구조적인 측면에서는 수직성형을 통해 압축강도와 구조력을 높인다고 설명하면서 단열성능에서는 구조 변경 전 보온판의 열전도율을 적용한다면 성능평가 기준에 일관성이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녹색연합은 지난달 국토교통부에 관련 문제에 대한 긴급 조사와 시정, 제도 개선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재혁 대구경북녹색연합 대표는 "보온판과 패널 심재가 동일한 제품으로 보기 어렵다는 국가기술표준원의 판단이 나온 만큼 실제 패널 심재의 성능을 기준으로 검증해야 한다"며 "열전도율 차이가 단열재 등급과 설계 두께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적용 과정 전반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