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의 저주" "임명 강행하면 상한가"…종목토론방서 각종 농담 이어져
전문가들 "정치 이슈보다 단기 급등 따른 차익실현·투자경고 지정 영향"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 이후 코스피 상장사 혜인의 주가가 사흘 연속 하락하면서 온라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때아닌 '용혜인 테마주' 밈이 등장했다.
두 사람과 회사 사이에는 아무런 관련이 없지만, 이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종목토론방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두 이름을 연결한 게시물이 잇따르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혜인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3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지난달 31일 2.29% 하락한 데 이어 이달 1일에는 13.08%, 2일에는 11.61% 떨어졌다. 3일 오전에도 하락세가 이어지며 오전 10시 2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1.47% 내린 9천380원에 거래됐다.
혜인의 주가는 지난 7월 말까지만 해도 4천원대 초반 수준이었지만 8월 들어 가파르게 치솟았다. 8월 초부터 28일까지 상승률은 약 195%로, 이 기간 코스피 종목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다 용 후보자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직후부터 주가가 급격히 방향을 틀면서 일부 개인투자자들이 두 이름을 엮기 시작했다.
혜인 종목토론방에는 '용혜인 테마주 아니냐'는 식의 게시물이 올라오는가 하면 '용혜인의 저주', '임명 강행하면 상한가' 등 주가 흐름을 정치적 이슈와 연결한 글도 등장했다.
다만 실제 혜인의 최근 주가 흐름을 정치권 이슈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혜인의 급등을 이끈 배경으로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비상발전기 수요 증가 기대감이 꼽힌다.
혜인은 캐터필라의 국내 공식 딜러로 엔진과 발전기 사업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 네이버, 카카오 등의 데이터센터에 캐터필라 비상발전기를 공급한 이력이 알려지면서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수혜 기대가 커졌다.
실적도 개선됐다. 혜인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8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7% 증가했다. 발전에너지 부문 영업이익은 55억원으로 62.3% 늘었다.
하지만 주가가 단기간에 세 배 가까이 오르면서 과열 우려도 커졌다. 혜인은 지난달 11일 단기과열종목으로 지정된 데 이어 18일에는 투자경고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이달 1일에는 투자경고종목 재지정 예고 공시까지 나왔다.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되면 매수 시 위탁증거금을 100% 내야 하고 신용융자를 통한 매수가 제한된다.
시장에서는 실적이나 신규 수주 등 기업의 실제 가치가 개선되는 속도보다 주가가 훨씬 빠르게 오른 만큼 차익을 실현하려는 매물이 한꺼번에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관련 기대감은 커졌지만 주가 상승을 뒷받침할 만한 대규모 신규 수주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약해졌다는 분석이다.
혜인은 앞서 한국거래소로부터 최근 주가 급등과 관련한 조회공시를 요구받기도 했다. 회사 측은 현저한 시황변동과 관련해 진행 중이거나 확정된 중요 공시사항은 없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결국 최근 혜인의 주가 하락은 용혜인 후보자와의 연관성보다는 단기간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과 투자경고종목 지정 등 시장 수급 요인의 영향이 더 큰 것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