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장내 미생물 연구·임상 잇는다…'수의 마이크로바이옴 포럼' 출범

입력 2026-09-02 11:2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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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임상 잇는 국내 학술 네트워크 첫발
"균의 유무보다 생태계 기능 중요"
임재현 대구동물메디컬센터 원장 부회장 참여

지난달 30일 부산 벡스코에서 출범한
지난달 30일 부산 벡스코에서 출범한 '수의 마이크로바이옴 포럼' 참석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수의 마이크로바이옴 포럼 제공

반려동물 2천만 시대를 맞아 장내 미생물과 질병의 연관성을 규명하고 이를 실제 동물 진료에 접목하기 위한 학술 네트워크가 출범했다.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성과를 임상 현장으로 연결하고, 반려동물 질환의 예방·진단·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근거를 축적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수의 마이크로바이옴 포럼(VMF)'은 지난달 30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9회 부산수의컨퍼런스 특별세션에서 공식 출범했다. 임상수의사와 연구자, 학생 등이 참석한 가운데 4개 강연과 패널토론, 출범식 등이 3시간 가량 이어졌다.

초대 회장은 조성범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가 맡았다. 조 회장은 "기초연구에서 발견된 결과를 임상에서 검증하고, 임상 현장에서 제기되는 질문을 다시 연구로 연결하는 긴밀한 소통과 협력이 중요하다"며 "포럼이 연구와 임상을 연결하는 열린 학술 교류의 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강연에서는 마이크로바이옴의 '검증'과 '기능'에 초점이 맞춰졌다.

윤화영 서울대 명예교수는 장염 치료가 항생제 중심에서 장내 미생물총 복원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프리바이오틱스·프로바이오틱스·포스트바이오틱스·분변미생물이식(FMT) 등을 환자별로 조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개에는 개 유래, 고양이에는 고양이 유래 균주를 사용하는 종 특이적 접근과 함께 시판 제품의 과학적 근거를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우 연세대 교수는 특정 미생물의 유무보다 장내 미생물 생태계의 '네트워크'와 기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전체·전사체·단백질체·대사체 등을 통합하는 멀티오믹스와 AI를 활용해 미생물 생태계 전체의 변화를 분석해야 새로운 바이오마커와 치료 표적을 찾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설령 한국반려동물영양연구소 대표는 프로바이오틱스의 효과는 속이나 종보다 '균주' 수준에서 근거가 확보되는 경우가 많다며 제품 선택 때 균주와 실제 함량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시판 프로바이오틱스 25개 제품을 분석한 연구에서 라벨 표기 함량과 실제 함량이 일치한 제품이 2개에 불과했다는 사례도 소개했다.

지난달 30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난달 30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수의 마이크로바이옴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수의 마이크로바이옴 포럼 제공

패널토론에서는 마이크로바이옴 검사가 실제 치료 결정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의견이 공감을 얻었다.

포럼 부회장을 맡은 임재현 대구동물메디컬센터 원장도 연구와 임상 현장을 연결하는 역할에 힘을 보탠다.

포럼은 앞으로 기초연구·임상·원헬스 등 3개 분과를 구성하고 연구자와 임상수의사가 공동으로 증례와 연구 데이터를 축적할 계획이다.

포럼은 오는 12월 비전과 목표를 공유하는 워크숍을 개최하고 내년 3월 서울·경기 지역에서 첫 정기 학술모임을 열 예정이다. 미국·일본 등 해외 연구자들과의 국제 교류도 확대해 수의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의 연구 기반과 임상 적용을 함께 넓혀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