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공공기관 이전 '대구가 최적지'…산업 맞춤형 34개 기관 유치전

입력 2026-09-03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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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공공기관 2차 이전 추진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진단에 나섰다. 대구시 제공
대구시가 공공기관 2차 이전 추진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진단에 나섰다. 대구시 제공

대구시가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앞두고 지역 산업과 연계할 수 있는 기관을 중심으로 유치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단순히 이전기관 숫자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1차 이전기관과 지역 산업, 대학·연구기관 등을 연결해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대구 2차 공공기관 이전 34개 기관 이전 희망

대구시는 공공기관 유치를 위한 준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3년부터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응 전략을 수립했다. 당초 23개 기관을 대상으로 제시한 뒤 2024년 30개 기관으로 확대했고, 올해 2월에는 34개 유치 희망기관을 선정해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금융 및 중소기업 지원, AI·데이터 및 산업진흥, 첨단의료 및 헬스케어, 기후·에너지·환경 분야로 나눠 지역의 산업 구조와 연계성이 높은 기관을 유치 대상으로 삼았다.

유치 활동도 정부와 국회를 대상으로 이어졌다. 대구시는 2023년 2월부터 대통령실과 경제부총리실, 국토교통부, 지방시대위원회 등을 찾아 기관별 이전 필요성을 설명하고 유치를 건의해왔다. 올해부터는 '2차 공공기관 이전 최적지 대구' 홍보에도 나섰다.

민관 협력체계도 구축했다. 대구시는 경제·언론·학계·시민사회 등이 참여하는 공공기관 2차이전 유치위원회를 구성해 유치활동을 진행했으며, 올해 8월에는 이전지원팀과 이전시설팀, 혁신도시지원팀으로 구성된 전담부서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직접적인 유치활동도 진행 중이다. 대구시는 이전 대상 기관을 방문해 지역 산업구조와 정주여건을 설명하고, 공공기관 임직원을 대상으로 주거·교육·교통 등 정주여건을 홍보했다. 올해 4월에는 이전 대상 공공기관을 초청해 정주여건 설명 간담회와 팸투어도 진행했다.

◆지역 산업 기반 유치전

대구가 2차 공공기관 이전의 최적지라는 논리는 지역 산업 기반에서 출발한다. 대구는 중소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지역의 전통 제조업을 AI·로봇·미래모빌리티 등 미래신산업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대구시는 이 같은 산업 기반과 기존 공공기관의 기능을 결합할 경우 지역 산업의 부족한 기능을 보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가장 공을 들이는 기관은 IBK기업은행이다. 대구시는 중소기업 비중과 중소기업 종사자 비중이 높은 지역 산업구조를 기업은행 유치 논리로 제시했다. 대구 지역의 경우 중소기업 종사자가 92.3%에 달하고 제조업 비중(99.5%) 가운데 99.77%가 중소기업이다.

하지만 최근 전남광주특별시가 통합 관련 인센티브로 IBK기업은행 추가 유치를 요구하면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대해 대구시 측은 "기업은행의 지역 이전에 따른 파급효과를 지역산업연관분석모형으로 분석한 결과 대구가 생산유발, 부가가치유발, 취업유발 등 주요 지표를 종합할때 가장 큰 효과가 기대되는 지역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지역 산업구조와 산업 간 연계성, 지역 발전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대구 이전이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라는 평가다.

또 대구시는 기업은행의 벤처대출과 기술금융 등 지원 기능을 통해 지역 신산업 육성에 필요한 금융 기능을 보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대구혁신도시에 있는 신용보증기금과의 연계도 주요 논리다. 신용보증기금이 담당하는 보증 기능 이후 기업은행의 성장금융을 연결해 중소기업 지원 기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대구시는 지역에서 추진해 온 중소기업 육성정책과 기업은행의 금융 기능이 결합하면 지역 기업의 성장 지원 체계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차 공공기관과 시너지

IBK기업은행 외에도 대구시는 한국산업기술진흥원,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등을 우선 유치 대상으로 정했다. 대구시는 이들 기관을 지역 산업에 필요한 기능을 보완하고 기존 혁신도시의 역할을 확대할 수 있는 핵심 기관으로 보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지역 신산업의 기술사업화와 산업진흥 기능을 담당할 핵심 기관으로 제시됐다. 대구의 신산업 인프라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기술사업화 및 기반조성 기능을 결합하고, 1차 이전기관인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의 연구개발 기획 기능과 연계해 산업기술 지원체계를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역시 지역의 AI·데이터 산업과 연결할 수 있는 기관으로 꼽힌다. 대구시는 수성알파시티와 DGIST, AI 데이터센터 등 지역의 디지털 인프라와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의 기능을 연계해 산업 분야 AI 모델 개발 등을 추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첨단의료·헬스케어 분야에서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과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등이 핵심 기관으로 제시됐다. 대구시는 지역에 구축된 의료 인프라와 첨단의료 관련 시설을 기반으로 공공기관의 시험·평가 기능을 연계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경우 신의료기술 평가를 통해 지역 의료기업이 개발한 기술의 가치 입증과 상용화를 지원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기후·에너지·환경 분야에서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대표적인 유치 대상으로 꼽힌다. 대구시는 국가물산업클러스터를 비롯해 수질오염사고 통합방제센터, 한국물기술인증원, 국가물기자재성능인증센터 등이 집적된 물환경 혁신생태계를 기반으로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연구개발 역량을 결합한다는 구상이다.

대구시는 교통망과 인재, 의료·문화 등 정주여건도 유치 논리로 제시하고 있다. 동대구역과 서대구역을 중심으로 KTX가 연결되고 도시철도와 고속도로망을 갖춘 교통 여건, 48개 대학에서 연간 5만명의 인재가 배출되는 교육·인재 기반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기관을 얼마나 많이 가져오느냐보다 어떤 기관을 지역 산업과 연결하느냐를 중점으로 유치 희망 기관을 선정했다"며 "금융·중소기업 지원부터 AI·데이터, 첨단의료, 환경까지 지역이 육성하는 산업 분야에 필요한 기능을 갖춘 기관을 선별하고, 기존 1차 이전기관과 결합해 혁신도시의 기능을 확대할 수 있도록 유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동구 신서혁신도시 전경. 매일신문DB
대구 동구 신서혁신도시 전경. 매일신문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