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자실향] 농지 전수조사에 '문중 농지'는 어떻게 되나?…"실경작자 보호 기준 필요" 목소리

입력 2026-09-15 10:5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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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의 한 농촌에서 도지 경작을 하고 있는 한 농업인이 자신이 농사를 지은 논을 바라보고 있다. 윤영민 기자
경북의 한 농촌에서 도지 경작을 하고 있는 한 농업인이 자신이 농사를 지은 논을 바라보고 있다. 윤영민 기자

경자유전 원칙 회복을 위한 농지 전수조사가 시작되면서 경북 농촌에서는 '문중 농지' 처리 문제가 또 다른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교문화와 문중 중심의 공동체가 오래 이어진 지역 특성상 등기상 소유자와 실제 경작자가 다른 농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농지법상 농지는 자기 농업경영에 이용하려는 농업인이나 농업법인 등이 소유하는 것이 원칙이다. 농업경영 주체가 아닌 종중은 원칙적으로 농업경영 목적으로 농지를 취득할 수 없다.

하지만 현실은 복잡하다. 경북 농촌에는 오래전부터 문중이 관리해 온 논과 밭이 남아 있고, 등기도 문중 명의뿐 아니라 종손·문장·종원 개인 명의 등으로 제각각이다. 문중 협의를 통해 특정 종원이 농사를 짓거나 인근 농업인에게 경작을 맡긴 경우도 있다.

이런 농지는 전수조사 과정에서 소유자와 실경작자를 대조할 경우 취득 시기와 소유관계, 임대차 적법성을 개별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등기상 종원 개인 소유라도 다른 종원이나 제3자가 농사를 짓고 있다면 농지법상 허용되는 임대차에 해당하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소유관계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실제 농사를 지어온 농민이 경작지를 잃을 수 있다는 점이다. 문중 내부의 오랜 관행만으로 적법성을 인정할 수는 없지만, 실경작자 보호 장치 없이 일률적으로 정리할 경우 또 다른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양근호 한국후계농업경영인 예천군연합회장은 "경북에는 문중 땅에서 오랫동안 농사를 짓는 농업인들이 많다"며 "경자유전 원칙은 지키되 실경작자가 합법적으로 계속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유형별 기준과 전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