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파마 특허절벽에 M&A 확대…국내는 수급·거래구조 차이
美 바이오 신고가인데 K-바이오는 '바닥'…기술수출 성과에 재평가 기대
미국 바이오주가 사상 최고치 수준으로 올라선 것과 달리 국내 바이오주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증시 자금이 반도체와 대형주에 집중된 가운데 기술이전 중심의 국내 바이오산업 특성상 성과가 기업가치에 반영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31일 그로쓰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바이오텍 지수 XBI는 최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로쓰리서치는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졌는데도 바이오주가 오른 배경으로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의 '특허절벽'을 꼽았다.
머크의 키트루다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옵디보 등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 만료가 다가오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은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해 외부 자산 인수와 기술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7월 말 글로벌 제약·바이오 인수합병(M&A) 규모는 약 1936억달러로 지난해 연간 2090억달러에 근접했다.
빅파마의 M&A 확대는 유사한 파이프라인과 플랫폼의 가치 재평가로도 이어지고 있다. 특정 질환과 기전, 임상 단계의 자산에 지불한 가격이 새로운 비교 기준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증시 자금이 반도체와 대형주에 집중되면서 코스닥과 바이오 업종의 수급이 상대적으로 약했다. 미국은 기업 전체를 인수하는 M&A가 많아 인수가격과 경영권 프리미엄이 주가에 빠르게 반영되는 반면 국내는 기술이전 중심이어서 선급금과 마일스톤, 로열티 등이 기업가치에 단계적으로 반영되는 차이도 있다.
주가 흐름과 달리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글로벌 사업 성과는 이어지고 있다.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은 12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계약 규모가 공개된 10건의 총액은 약 17조원이다. 선급금을 공개한 6개 기업의 7건 계약에서는 총 5744억원이 유입돼 지난해 연간 선급금 총액의 약 1.8배를 기록했다.
기술이전뿐 아니라 해외 자산운용사의 지분 투자와 글로벌 제약사의 공동연구도 확대되면서 해외 자본과 국내 바이오를 연결하는 경로도 다양해지고 있다.
그로쓰리서치는 향후 국내 바이오의 재평가 여부가 글로벌 검증이 후속 성과로 이어지는 기업에서 갈릴 것으로 전망했다. 에임드바이오는 전임상 단계에서 3건의 기술이전을 성사시켰으며 바이오헤븐에 이전한 FGFR3 표적 ADC 'AMB302'가 임상 1상에서 확정 부분반응과 용량제한독성 미발생을 확인했다.
올릭스는 RNA 간섭 플랫폼 'OASIS'를 기반으로 일라이 릴리와 9117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고 해외 투자자로부터 총 1108억원을 조달했다. 디앤디파마텍은 MASH 치료제 'DD01' 임상 2상에서 48주 기준 MASH 해소율 62.5%, 섬유화 개선율 50.0%를 기록하고 CSR을 수령해 글로벌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한용희 그로쓰리서치 연구원은 "한·미 바이오의 주가 격차는 기술 경쟁력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미국은 M&A가 바이오 자산가치를 빠르게 주가에 반영하는 반면 국내는 수급과 거래 구조의 차이로 반영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디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K-바이오는 차별화된 플랫폼과 임상 성과를 확보하고, 기술이전 이후 마일스톤과 로열티까지 이어지는 기업을 중심으로 재평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