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앤에프 한 주 새 29%↑…포스코퓨처엠·삼성SDI도 두 자릿수 상승
CATL 젠샤워 광산 재가동 불확실성…리튬 공급과잉 전망 변수로
美 전력망 규제에 BESS 포함…탈중국 공급망 재편 기대 확대
한동안 부진했던 이차전지주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 한 주 주요 종목이 일제히 상승한 가운데 엘앤에프와 포스코퓨처엠 등 양극재 업체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리튬 가격이 반등하고 있는 데다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확대와 탈중국 공급망 재편 기대까지 더해지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나는 모습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주(24~28일) 엘앤에프는 29.00% 상승했다. 같은 기간 포스코퓨처엠은 20.27%, 삼성SDI는 19.46%, 에코프로비엠은 11.93% 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도 7.71% 상승했다.
이날 장 초반에도 일부 이차전지주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오전 9시12분 기준 엘앤에프는 5.64%, 포스코퓨처엠은 3.65% 오르고 있다.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도 각각 1.75%, 0.54% 상승 중이다. 반면 에코프로비엠은 1.02% 하락하고 있다.
최근 이차전지 소재주를 둘러싼 투자심리 개선에는 리튬 가격 반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광저우거래소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 26일 톤당 15만2500위안에 마감해 7월 저점 대비 11% 상승했다. 지난 5~7월 공급과잉 우려로 약세를 보였던 리튬 가격이 최근 낙폭을 일부 되돌리는 모습이다.
리튬 가격 반등의 배경에는 공급 불확실성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시장의 관심은 중국 CATL의 장시성 이춘 젠샤워(Jianxiawo) 광산에 쏠린다. 이춘시 생태환경국은 지난 26일 젠샤워 광산 프로젝트의 환경영향평가 보고서 수리 예정 공고를 철회했다. 이에 시장에서 9월 말께로 예상했던 재가동 시점도 불투명해졌다. 젠샤워 광산은 완전 가동 시 전 세계 리튬 공급량의 약 4~5%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재가동 지연이 장기화하면 리튬 수급 전망도 달라질 수 있다. 벤치마크미네랄인텔리전스(BMI)는 젠샤워 광산의 재개가 늦어질 경우 올해 예상했던 리튬 공급과잉이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옥지회 삼성선물 선임연구원은 "현재 리튬 시장의 가장 큰 변동 요인은 젠샤워 광산의 실제 재개 여부"라고 짚었다. 이어 BMI의 분석을 인용해 재가동 지연이 지속될 경우 올해 예상된 공급과잉이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빠르게 성장하는 북미 ESS 시장도 이차전지주 반등을 뒷받침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북미 ESS 시장은 75.9GWh로 지난해 같은 기간 41.5GWh보다 83% 성장했다. 같은 기간 국내 배터리 2개사의 점유율은 13.9%에서 19.7%로 높아졌고, LG에너지솔루션의 점유율은 4.2%에서 13.6%로 상승했다.
미국의 외국산 전력장비에 대한 공급망 규제 움직임도 강화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대형 전력망에 대한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했다. 행정명령의 규제 대상에는 배터리 에너지저장시스템(BESS)을 비롯해 계통연계 인버터, 무정전전원장치(UPS) 등이 포함됐다. 관련 소프트웨어와 펌웨어, 원격접속 기능 등도 안보 위험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고려할 수 있도록 했다. 국가안보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는 외국산 전력장비의 구매·수입·설치 등을 제한할 수 있으며 구체적인 시행 규정은 120일 이내 마련될 예정이다.
중국을 규제 대상국으로 직접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중국산 ESS의 미국 시장 진입장벽이 높아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 미국 배터리 정책이 보조금과 세액공제 등을 통해 현지 생산을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공급망과 사이버보안까지 경쟁 기준이 확대됐다는 평가다. 미국 현지 생산능력을 갖춘 국내 업체의 상대적인 경쟁력이 부각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혜 기대는 배터리 셀에서 소재·부품으로도 번지고 있다. BESS 하위 소재와 부품 상당수는 이번 행정명령의 직접적인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공급망 전반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이 강화될 경우 국내 소재 업체에도 중장기적인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최근 상승에는 낙폭과대에 따른 순환매 성격도 있는 만큼 정책 기대가 실제 수주와 가동률,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지가 향후 주가 흐름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이번 2차전지 반등에 대해 단순 순환매를 넘어 ESS를 중심으로 정책 환경이 우호적으로 바뀌면서 새로운 상승 동력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향후 핵심 변수로 수주와 가동률, 분기 실적 개선 여부를 꼽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