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교육청, '서·논술형 평가' 선도···AI 기반 평가 플랫폼 '뎁스' 10월 개통

입력 2026-08-30 15: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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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설계부터 채점까지 전 과정 맞춤형 지원
학생·학부모 공정성 우려…신뢰성 확보가 관건

대구시교육청은 오는 10월 인공지능(AI) 기반 서술·논술·구술형 평가 시스템인
대구시교육청은 오는 10월 인공지능(AI) 기반 서술·논술·구술형 평가 시스템인 '뎁스(DEPTH)'를 개통한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국가교육위원회가 수능 서술·논술형 평가 도입을 검토하는 가운데 대구시교육청이 대구형 서술·논술·구술형 평가 구축을 하반기부터 본격화한다. 시교육청은 토론·발표 위주의 국제 바칼로레아(IB) 프로그램을 8년간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 현장의 평가 혁신을 추진해오고 있다. 단순 지식 평가를 넘어 학생들의 깊은 사고력을 평가하겠다는 취지다.

◆새로운 평가 플랫폼 뎁스 개통

시교육청은 오는 10월 대구형 서술·논술·구술형 평가의 핵심 축인 평가 플랫폼 '뎁스(DEPTH)'를 개통한다. 뎁스는 IB의 평가 방식을 벤치마킹해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평가 시스템으로, 2023년 설계에 착수해 2025년 구축에 들어갔다.

뎁스는 평가 설계부터 채점, 피드백까지 서술·논술·구술형 평가의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설계 단계에서 교사들은 서로 협력해 평가 문항을 제작하고 평가 요소·세부 채점 기준 구성 등을 공동으로 작업한다. 채점 과정에서도 교사들의 교차 채점·중복 채점 시스템을 통해 평가의 객관성을 확보한다. 소규모 학교의 교사가 겪는 고립을 해결하기 위해 학교 간 연합 평가 설계도 지원한다.

이 과정에서 AI를 활용해 학교 현장의 평가 운영 부담을 덜어준다. 뎁스는 AI 지원을 통해 양질의 문항과 채점 기준, 예시 답안을 제작하는 설계 단계를 지원하고, 학생들이 손으로 쓴 답안을 OCR(문자인식) 기술로 디지털화하고 구술 평가 역시 STT(음성인식)를 적용해 체계적으로 관리·분석한다. 채점 단계에서는 누적된 학생의 답안 데이터를 AI가 학습해 평가 기준에 따른 채점과 피드백을 제공한다.

특히 교육청은 해당 플랫폼이 교사의 전문성을 중심으로 운영되며 AI는 보조적 역할을 지원한다고 강조한다. 단순한 AI 자동 채점 시스템이 아니라는 의미다.

강은희 교육감은 "교사가 AI 결과에 의존하지 않도록 교사가 먼저 채점을 한 이후 AI 채점 내용을 참고하는 방식"이라며 "기술이 완전히 고도화되면 이 순서가 바뀌어 현장의 부담을 더욱 줄일 수 있는 날도 오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기반 서술·논술·구술형 평가 시스템
인공지능(AI) 기반 서술·논술·구술형 평가 시스템 '뎁스(DEPTH)'. 대구시교육청 제공

◆신뢰성·공정성 확보가 관건

대다수 학생·학부모들은 서술·논술형 평가로의 전환에 대한 방향성엔 공감하지만 공정성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한다.

성화여고 2학년 권효주 양은 "핵심 내용을 명확하게 이해해야 시험을 잘 치를 수 있기 때문에 암기를 넘어 깊이 있는 학습이 가능해질 것 같다"면서도 "교사들이 똑같은 눈으로 채점을 하기는 어려워 현실적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2학년 황예빈 양도 "평가 과정에서 구체적인 기준이 있다고 하더라고 그 기준에 맞춰 과연 공정하게 채점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AI 채점도 매번 동일한 점수와 평가가 나온다고 보장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중2 자녀를 둔 학부모 김희정(52) 씨는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화두가 공정성인 만큼 이 부분을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서술·논술형 평가에 맞춘 새로운 방식의 사교육이 커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채점 표준화 과정'과 '다층 채점관 체계'를 통해 신뢰성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채점 표준화는 서술·논술형 평가의 본 답안을 채점하기 전 단계에 진행되는 작업이다. 교사들은 표본 학생답안을 분석해 세부 채점 기준을 구체화하고, 연습 답안 채점을 통해 채점 기준을 다시 다듬고 채점자들 간의 점수 일치율을 높인다. 일종의 채점 눈높이를 맞춘 후 본 평가에 들어가는 셈이다.

또 전체 교과의 출제와 연계성·신뢰도 전반을 종합적으로 조망하는 '책임채점관', 전체적인 점수 경향을 모니터링하면서 채점자 일치도를 제어하는 '선임채점관', 학생 답안을 표준화된 기준에 따라 매기는 '일반채점관' 등 3단계 채점 체계를 운영해 평가의 일관성을 유지한다.

김지현 대구미래교육연구원 교육연구사는 "다년간 서술·논술형 평가를 하며 신뢰성을 확보한 IB의 채점 체계를 벤치마킹한 만큼 공신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학생들의 이의 제기가 있을 경우 다시 검토하거나 다른 교사와 교차 채점을 하는 기능도 구축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