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골은 목조름사에서도 골절될 수 있어"
제주에서 실종된 뒤 104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장모 씨(37)의 사망 원인을 두고 경찰이 '목맴사' 가능성을 제시한 가운데, 표창원 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 소장은 "타인이 목을 졸라 사망하게 한 경우에도 설골은 골절될 수 있다"며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표 소장은 27일 MBC 라디오 '조승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장씨가 실종 후 석 달 넘게 지나 백골 상태로 발견된 만큼 정확한 사망 시점과 사인을 규명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망 시점 추정이 가능한지 묻는 질문에 표 소장은 "시간이 오래 흘러 부패가 진행되고 밀랍화나 백골화가 이뤄졌을 때는 사망 시간 추정 자체가 거의 불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사망 사건을 언급했다. 유 전 회장은 2014년 전남 순천의 한 매실밭에서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발견됐고, 이후 사망 원인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다.
표 소장은 "과거에 기억하시겠지만 유병언 회장 같은 경우에도 논란이 얼마나 오래 지속됐냐"며 "아무리 부패가 오래됐어도 독극물의 경우는 뼈에서 성분이 검출되는 사례가 있고, 골절이 있고 외상 흔적이 있다면 바로 알 수 있지만 아닐 경우는 규명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장씨의 목 부위에서 발견된 골절 흔적만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표 소장은 "'설골'이라고 해서 목뿔뼈 앞쪽에 있는 가느다란 쉽게 골절되는 부분이 있다"며 "이 부분은 '목맴사'뿐만 아니라 '목조름사'에서도 골절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구압박에 의한 질식이라는 것은 추정이 가능하지만, 과연 스스로가 목을 매 사망한 '목맴사'냐, 아니면 타인이 목을 졸라서 질식시킨 '액사' 또는 '교사'냐는 부분은 법의학적으로 규명하기가 불가능해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또 경찰이 장씨가 지난 5월 12일 밤 실종된 뒤 이튿날 새벽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 것과 관련해서는 법의학적 판단이라기보다 당시 정황을 토대로 한 추정이라고 설명했다.
표 소장은 장씨 실종 신고를 허위로 종결한 혐의를 받는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이 사건 처리 과정에서 사망 유형을 '교통사고 사망'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본인 스스로가 '완전히 기록에 남기지 않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었고, 사망 종류를 선정할 때 교통사고 사망이 가장 납득이 가고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하고 추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살인이나 변사 사건으로 처리될 경우 추가적인 수사와 절차가 이어지지만, 교통사고 사망으로 처리할 경우 관련 기록이 남지 않는 점을 고려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장씨는 지난 5월 12일 제주시 한림읍 인근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이후 실종됐다. 이후 실종 신고가 접수됐지만 경찰의 허위 종결 의혹이 불거졌고, 대대적인 수색 끝에 지난 24일 오전 10시 46분쯤 제주시 한림읍 한 야자수밭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현장 상황과 부검 결과 등을 종합해 범죄 혐의점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목맴(의사)'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다는 소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장씨 실종 신고를 처리했던 제주서부경찰서 부 모 경장은 직무유기, 공전자기록 위작 및 행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구속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