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환 상주 소유"…장례식장 표준약관 개정한 공정거래위원회, 실효는 '글쎄'

입력 2026-08-30 15:13:54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화환 소유권·음식물·장례비용 내용 개정
부작용·실효성 우려…"행정기관 점검 필요"

대구 지역 한 장례식장에 근조화환이 놓여있다. 김지효 기자
대구 지역 한 장례식장에 근조화환이 놓여있다. 김지효 기자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장례식장 횡포를 막는다는 명목으로 표준 약관을 개정한 가운데, 법적 강제력이 없어 실효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공정위는 지난 25일 장례식장이 유족의 동의 없이 조문 화환을 임의로 처분하는 행위를 제한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표준 약관 개정안을 발표했다. 약관에는 ▷화환 소유권 유족 명시 및 임의 처분 금지 ▷외부 음식물 반입 허용 기준 명확화 ▷장례비용 사전 설명 의무화 등 내용이 포함됐다.

이번 개정으로 장례식장은 유족 허락 없이 화환을 처분할 수 없고, 소비자는 가공되거나 조리되지 않은 음식물을 장례식장에 반입할 수 있게 된다. 시설 임대료, 장례 수수료, 장례용품비 등으로 비용 항목을 구체화하고 이를 계약 전 소비자에게 상세히 설명하게 하는 장례비용 사전 의무화도 도입된다.

앞서 2022년부터 접수된 국민신문고 민원사례를 살펴보면 장례식장에서 화환을 임의로 처분하거나, 외부음식을 일체 반입하지 못하게 하고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비용이 청구됐다는 내용이 다수 접수됐다. 장례식장 측이 화환 수거를 도맡겠다며 상주를 압박한 뒤 특정 협력업체에 팔아넘기거나 최초 상담 시 확인한 견적 최고액을 훨씬 초과한 비용이 청구됐다는 민원도 있었다.

하지만 해당 약관이 법적 의무사항은 아니라 실효성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상조 관계업계에선 이번 개정으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장례식 현장에서는 화환 처분을 임의로 할 수 없게 되면서 식장 정리가 늦어지는 부작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현장에서 나온다. 장례식장 입장에서 화환은 '대형·대량 폐기물'인만큼 처리하는 것도 부담이 따른다는 것.

지역 한 장례식장 관계자는 "한 번에 100개 넘는 화환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유족은 식이 끝나면 놔두고 가기 때문에 장례식장 입장에서는 쓰레기가 된다"며 "자체 소각장이 있는 대학병원 같은 곳에서는 들어오는 화환을 소각해 폐기할 수 있겠지만, 그외엔 처리업체와 계약해 알아서 폐기해달라는 식으로 처분한다"고 말했다.

양순남 대구경북소비자연맹 국장은 "표준 약관이 생겨도 개별 약관을 이용하는 곳이 많고, 개별 약관으로 소비자가 피해를 봤을 경우 부당약관 심사청구를 할 수 있으나 시간이 오래 걸리고 보상을 받는 과정도 힘이 든다"며 "행정관서에서 이번 개정을 계기로 장례식장을 전수조사해 표준약관을 반영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