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조희대 대법원장 물러나라'는 민주당의 법치 파괴

입력 2026-08-28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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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법치 파괴 조희대는 물러나야 한다'는 현수막을 전국에 내걸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대법원장을 '조희대 씨'라고 칭하기도 했다. 조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를 제청(提請)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와 조율하는 관례를 깨고 서면(書面)으로 한 것이 법치 파괴라는 것이다.

서면 제청과 관련,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은 "지속적으로 협의했지만 최종적으로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답한 바 있다. 조 대법원장이 무작정 서면 제청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의견이 다르고 더 이상 미룰 수 없어서 서면 제청했다는데, 민주당은 그걸 '법치 파괴'라며 대법원장을 물러나라고 한다. 대통령이 마음에 두고 있는 대법관 후보를 제청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 헌법이 대법원장에게 대법관 제청권을 부여하고, 국회에 동의권, 대통령에게 임명권을 각각 부여한 것은 사법부 독립과 권력 분립을 위한 것이다. 그럼에도 법원과 청와대가 후보를 사전에 조율(調律)하고 대법원장이 대통령을 만나 제청하는 관례를 이어온 것은 대법원장의 제청을 대통령이 거부하고, 대법원장이 또 제청하고 대통령이 또 거부하는 혼란을 막기 위한 것이다. 헌법에 대법원장이 대법관 제청을 대통령과 사전 합의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그러니 대법원장이 서면 제청했다고 '법치 파괴' 운운하며 '물러나라'는 것은 그야말로 삼권분립(三權分立)을 무시하는 행태에 다름 아니다.

대법원장이 대통령이 원하는 대법관 후보를 제청해야 한다면 사법부 독립도 삼권분립도 없는 대통령 독재(獨裁)이다. 대법원장에게는 제청권이 있고, 대통령에게 임명권이 있다. 대법원장이 제청한 후보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대통령은 임명을 거부하고, 그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지면 된다. 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물러나라'고 공세를 펼치는 것이 국민들 눈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자기 말을 잘 들어줄 대법관을 임명해 자신의 5개 재판을 없애려는 '사법 파괴' 시도로 보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