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반도체 팹 도화선 됐나…美 "현지 공장 지어라" 압박

입력 2026-08-25 19:01:53 수정 2026-08-25 19: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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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적 대미 투자에 불만 제기…삼성·SK 등 이중 부담 불가피
'3천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와 별개
정부 9월 중 대미 투자 프로젝트 발표 예정

삼성전자·SK하이닉스. 연합뉴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메모리 반도체 생산시설 미국 투자를 직설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호남 반도체 대규모 투자 계획 등이 국내에서 공개된 뒤부터다.

대미 투자 이행 압박을 직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800조원 규모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에 비공식적으로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현지에 안정적인 메모리 물량 공급을 위해 시설 투자가 필요한데 이재명 정부가 반도체 투자에는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 16일부터 3박 4일간 대미 투자 협상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을 때도 이런 논의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의 반도체 투자 요구가 지난해 한미가 체결한 '3천500억 달러 대미 투자'와는 별개라는 게 우리 정부 측 입장이다. 정부는 다음 달 중으로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를 발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도 관련 사실을 부인하고 나섰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에게 불똥이 튀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는 게 산업계의 목소리다. 800조원 규모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에 그치지 않고 미국 현지 시설 투자 요구까지 수용할 경우 이중 부담이 불가피한 탓이다.

미국의 반도체 투자 요구는 강도를 더하고 있다. 지난달 9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미국 마이크론의 생산시설 행사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거론하며 "미국으로 불러와 생산시설을 짓게 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이재명 정부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등을 골자로 한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한 지 열흘 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