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팔고 이걸 담았다"…증시 빠지는데 홀로 웃는 보험株[왜웃株]

입력 2026-08-25 09:3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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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증시 약세에도 보험지수 두각…기관이 상승 견인
실적·제도·금리 삼박자…손해율 개선·고금리에 자본 여력도↑
증권가 눈높이 상향…"고금리에 강하고 배당 매력까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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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장기금리 급등으로 반도체를 비롯한 성장주가 출렁이는 사이 보험주가 홀로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24일까지 최근 7거래일간 KRX 보험지수는 5.51% 올라 KRX 주요 지수 가운데 상승률 1위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70% 내린 것과 대비됩니다. 시장 전반이 밀리는 국면에서 보험주가 유독 두각을 나타낸 겁니다.

같은 금융 섹터와 비교해도 도드라집니다. 이 기간 KRX은행은 2.81%, KRX증권은 7.45% 각각 빠졌습니다. 금리 수혜주로 한데 묶이던 은행과 증권 섹터가 밀리는 동안 보험 섹터는 상승 곡선을 그렸습니다. KRX 보험지수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한화생명, 현대해상, 미래에셋생명 등 주요 보험 종목으로 구성됩니다.

개별 종목의 상승세는 더 가팔랐습니다. 현대해상은 지난 18일 하루에만 9.59% 급등하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고 DB손해보험도 지난 19일 장 중 19만1100원까지 올라 신고가를 새로 썼습니다. 삼성화재 역시 지난 21일 5.95% 오른 65만원대까지 뛰었습니다. 지수가 방향을 잡지 못하는 장에서 대형 손보주가 나란히 신고가 행진을 벌였습니다.

이 기간 주가 상승은 기관이 이끌었습니다. 기관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9609억원, 1조599억원어치 순매도하는 동안 보험주를 대거 사들였습니다. 삼성생명이 752억원으로 기관 순매수 3위, 현대해상이 488억원으로 9위에 올랐고 DB손해보험과 삼성화재도 각각 142억원, 134억원어치를 순매수했습니다. 반도체를 덜어낸 자금 일부가 보험으로 이동한 것입니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보험주는 금융 섹터의 천덕꾸러기였습니다. 손해율 상승 부담에 신계약 부진, 자동차 보험료 인하 우려가 겹치며 은행·증권 대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당시 증권가에서는 손해율이 추세적으로 꺾이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며 보험업종에 대해 관망을 권하는 목소리가 우세했습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분위기가 달라진 모습입니다.

반전의 첫 축은 실적입니다. 주요 손해보험사의 2분기 성적표가 시장 기대를 웃돌았습니다. 상반기 순이익은 삼성화재가 1조37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 DB손해보험이 9796억원으로 8%, 현대해상이 6151억원으로 36.4% 각각 늘었습니다.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이 동시에 개선된 결과입니다. 특히 현대해상은 2분기 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46%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습니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장기보험손익이 3480억원으로 89% 급증했는데 계약서비스마진(CSM) 상각이익 증가와 예실차 개선, 계리가정 변경에 따른 실손보험 손실비용 환입이 겹친 영향"이라며 "손실비용 환입을 제외해도 3000억원 수준의 이익력을 시현하며 수치와 내용 양면에서 긍정적인 실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다른 축은 제도 변화입니다. 지난달부터 시행된 도수치료 관리급여화가 손해율 개선의 직접적인 방아쇠가 됐습니다. 그동안 실손보험으로 진료비를 보장받던 도수치료가 관리급여로 지정되면서 1회 평균 단가가 기존 13만5000원에서 4만3850원으로 낮아졌고 연간 치료 횟수도 제한됐습니다. 효과는 즉각 나타났습니다. 도수치료 일평균 청구금액은 삼성화재가 4억5000만원에서 2억5000만원으로, DB손해보험이 3억3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현대해상이 6억5000만원에서 4억원으로 평균 40%가량 줄었습니다. 보험금 청구가 줄면 예실차가 개선되고 이는 곧 손해율 하락으로 이어집니다.

여기에 내달 10일부터는 자동차보험 경상환자의 장기 치료를 제한하는 이른바 8주룰도 시행됩니다. 경상환자가 사고 후 8주를 넘겨 치료받으려면 전문 의료인에게 필요성을 심사받아야 합니다. 통상 경상환자의 90%가량이 8주 안에 치료를 마치는 만큼 과잉진료를 줄이는 효과가 기대됩니다. 손해보험사들이 2022년부터 4년 연속 내렸던 자동차 보험료를 올해 초 소폭 인상한 점도 수익성에 보탬이 됩니다. 다만 도수치료 수요가 신장분사치료 등 유사 비급여 항목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는 변수로 지목됩니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험의 경우 요율 인상 등 수익성 회복을 통해 최악의 국면을 지나 개선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도수치료 관리급여 지정과 자동차보험 경상환자 제도 변화 등 3분기 적용되는 제도 변화가 펀더멘털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마지막 축은 금리입니다.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가 지난 18일 장 중 연 5.33%까지 올라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국내 장기금리에도 상승 압력이 커졌습니다. 우리나라 30년물 국채 금리도 4.7%대까지 올랐습니다.

높은 할인율에 취약한 반도체 성장주에는 악재였지만 보험사에는 정반대로 작용했습니다. 보험사는 미래에 지급할 보험금을 부채로 안고 있는데, 이 부채는 장기금리로 할인해 평가합니다. 금리가 오르면 그만큼 굴려서 벌 이자수익이 커지는 만큼 지금 쌓아둬야 할 재원은 줄어듭니다. 회사가 짊어진 부채가 그만큼 가벼워지는 것입니다. 결국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이 불어나 자본 건전성이 개선됩니다.

이렇게 확보된 자본 여력은 배당 재개 기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대해상과 한화생명은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가 완화되면 배당을 재개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DB손해보험은 포르테그라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3분기 중 새 배당정책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실적과 제도, 금리에 주주환원 기대까지 겹치며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는 국면입니다.

증권가의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대신증권은 보험업종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에서 비중 확대로 올렸고 KB증권은 현대해상 목표주가를 4만6000원에서 6만5000원으로, LS증권은 4만5000원에서 5만8000원으로 각각 상향했습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고금리 환경에서 금리 상승과 주가 상승률이 정비례 관계를 나타낼 확률은 보험과 은행이 가장 높다"며 "시장 금리 상승 국면에서 방어력이 높고 최근 시장 화두인 주주환원 매력까지 갖춰 매크로 충격에서 비껴갈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