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의 전면파업으로 완성차 생산라인이 멈추면서 자동차부품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완성차업체의 생산 일정에 맞춰 부품을 공급하는 산업 특성상 파업이 장기화하면 납품 감소와 재고 증가, 현금흐름 악화가 협력사로 연쇄적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경북 협력사 손실 우려↑
현대차 노조가 21일 8시간 전면파업에 들어가면서 울산·전주·아산공장의 생산라인은 오전·오후조를 합쳐 총 16시간 가동을 중단했다. 올해 누적 파업시간은 노조 기준 60시간, 생산라인 기준 120시간으로 늘었다. 누적 생산 차질이 5만5천200대, 매출 차질액은 2조3천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완성차 생산 차질은 협력사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자동차산업은 완성차업체의 생산계획에 맞춰 1차 협력사가 부품을 공급하고 다시 2·3차 업체가 소재와 세부 부품을 납품하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완성차 생산이 중단되면 1차 협력사의 주문이 줄고, 그 여파가 영세한 2·3차 업체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특히 부품업체는 납품이 중단돼도 인건비와 설비 유지비 등 고정비를 부담해야 한다. 이미 생산한 부품을 쌓아둘 공간도 필요하다. 지역 업계 한 관계자는 "완성차업체는 파업 종료 후 잔업과 특근을 통해 일부 생산량을 만회할 수 있지만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 협력사는 중단 기간 발생한 손실을 회복하기 쉽지 않다"고 짚었다.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파업 충격이 일시적인 생산 차질을 넘어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부품업계가 완성차 내수 생산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데다 미래차 전환과 연구개발 역량도 충분히 갖추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국가승인통계로 처음 발표된 '2025년 자동차 부품산업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2024년 기준 국내 자동차부품산업은 사업체 2만1천49개, 종사자 45만6천519명, 매출 207조6천328억원 규모다. 전체 매출 가운데 내수가 181조6천726억원으로 87.5%를 차지했고 수출은 12.5%에 그쳤다. 국내 완성차 생산 변동에 부품업계가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미래차 전환 속도 역시 더딘 편이다. 전기차·수소차·자율주행차 전용 부품업체는 578개사로 전체의 2.7%에 불과했다. 이들 미래차 전용 부품의 매출도 5조7천739억원으로 전체 부품 매출의 2.8% 수준에 머물렀다. 사업전환이나 다각화를 추진 또는 계획하는 업체는 6.1%에 그쳤고 93.9%는 관련 계획이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반복되는 완성차 파업은 협력사의 매출과 현금흐름을 악화시켜 미래차 부품 개발과 설비 전환에 투입할 자금마저 줄일 수 있다. 노사 갈등의 비용이 공급망 최하단으로 전가되고 미래차 전환까지 늦어지면 국내 자동차산업 전반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현대차그룹이 미국 현지 생산과 부품 조달을 확대하는 점도 국내 협력사에는 부담이다. 대형 1차 협력사는 완성차업체와 함께 해외에 진출할 수 있지만 자본과 현지 네트워크가 부족한 2·3차 업체는 국내 생산물량 감소에 대응할 수단이 제한적이다.
대구지역 한 차부품사 대표는 "관세와 현지화,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부품업계에 완성차 파업까지 겹친 셈"이라며 "현대차 노사의 갈등이 장기화하면 피해가 협상 당사자를 넘어 공급망 최하단의 중소기업과 근로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