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성장률·학령인구 반영해 개편
지방교부세는 기금 적립액만 제외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산정 방식이 21일 내국세 연동 구조에서 벗어나 새롭게 바뀐다. 두 재원 모두 전국 자치단체와 시·도교육청 살림살이의 근간이 되는 만큼 산식 변경에 따른 실제 지방 몫 증감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정부는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최교진 교육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1차 재정운용전략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지방교부세·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안을 상정해 논의했다.
◆지방교부세, 미래대응기금 적립액만큼 모수 축소
지방교부세는 현행대로 내국세의 19.24%를 지급하는 연동 비율은 유지하되, 산정 기준이 되는 내국세 범위에서 새로 신설되는 '미래대응기금' 적립액을 제외하기로 했다. 미래대응기금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추가세수를 재원 삼아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인재 4대 분야에 투자하는 기금이다.
기획처 관계자는 "미래대응기금의 목적 자체가 장기추세치를 기준으로 내국세 일부를 일반회계에서 가져오는 것"이라며 "그 계산 방식이 지방교부세에도 그대로 적용돼, 미래대응기금으로 빠져나가는 추가·초과세수를 제외한 내국세에 19.24%를 곱하는 구조가 된다"고 설명했다.
지방교부세와 관련해서는 미래대응기금에 별도 '지방계정'을 신설해 지역성장거점 조성, 정주여건 개선 등에 재투자하도록 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방계정은 꼬리표 없이 자주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특히 세수가 장기추세선을 밑돌거나 세수 결손이 발생할 경우 기금에서 지방정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통해 재정안정화 기능을 신설·개선했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세수 결손 시기 지방교부세가 큰 폭으로 삭감돼 지방재정 어려움으로 이어졌던 경험을 재정안정화 장치 도입의 배경으로 언급했다.
◆교육교부금, '내국세 연동' 대신 '경상성장률·학령인구' 반영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아예 계산식 자체가 바뀐다. 현행 '내국세×20.79%' 방식 대신 '전년도 교부금×3년 연평균 경상성장률×(3년 연평균 학령인구 변화율×0.35)'로 산정한다. 새 산식에서 학령인구 변화율은 35%만 반영된다. 지방교육재정 세출 가운데 학생 수와 무관하게 고정적으로 나가는 교직원 인건비가 60%를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한 결과다.
교육부 관계자는 "내국세 연동제의 가장 큰 단점은 세수가 많을 때는 과도하게 들어오고 적을 때는 부족하게 가는 예측가능성의 문제였다"며 "2022년 갑자기 27.6% 늘었다가 2023년 14.0% 줄어드는 등 변동성이 컸던 게 대표적 사례"라고 개편 배경을 밝혔다.
그는 이어 "인건비가 60%를 차지하는 게 맞지만, 그렇다고 학령인구 변화율을 아예 반영하지 않을 수는 없어 현장 충격을 고려해 35%만 반영하기로 했다"며 "향후 5년간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만큼 재정을 적절히 운용하면 기본적인 교육활동 재원은 안정적으로 확보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계 일각에서 제기되는 '20.79% 포기' 지적에 대해 교육부는 산식이 바뀌어도 안정성은 오히려 높아진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교육부 관계자는 "내국세는 변동성이 커서 하방으로 떨어질 때가 많은 반면 경상성장률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어서, 교육재정을 운영할 때 오히려 훨씬 안정적일 수 있다"며 "20.79%가 없어져 재정 안정성이 깨지는 게 아니라 개편을 통해 재정 안정성이 오히려 담보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새 산식을 적용하면 교부금 총액이 기존 중기재정계획보다 오히려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새 산식을 적용한 교부금 총액은 올해 75조7천억원에서 2030년 92조7천억원으로 늘어 연평균 5.2% 증가한다. 이는 지난해 국회에 제출된 기존 중기재정계획상 증가율 4.4%(2025~2029년)를 웃도는 수치다. 연도별로도 개편안이 기존 중기계획보다 매년 1조8천억원에서 4조2천억원 많다.
학령인구 1인당 교부금도 늘어난다. 개편안 기준 1인당 교부금은 올해 1천330만원에서 2030년 1천950만원으로 증가해 연평균 10.1%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간의 연평균 증가율 8.5%보다 높은 수준이다. 교육부는 이를 근거로 산식 개편이 교육재정 축소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교부금이 전년보다 줄어드는 경우에 대비한 안전장치도 마련된다. 산식 개편으로 총액이 감소하면 그 차액을 보전해 총액이 줄어들지 않도록 하는 조항을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명시할 방침이다.
또 추가세수를 제외한 내국세 20.79%와 새 산식에 따른 실제 교부금의 차액은 미래대응기금 내 '교육·인재계정' 수입으로 편입해 영유아·고등교육, 우수 인재 유치 등에 재투자하도록 법률로 보장하기로 했다. 다만 이 재원은 개편 첫해인 내년에는 교육·인재계정으로 곧바로 유입되지 않고, 2028년부터 적립이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3~5년 주기 세수 변동 흡수"…교육계 소통 부족 지적도
산식 개편이 세수 사이클에 흔들리지 않고 지속 가능한지에 대해 기획처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은 통상 3~5년 주기로 호황과 결손을 오가는 구조가 지속돼 왔다"며 "기금을 설계할 때 이런 추세치를 반영해, 호황일 때는 적립하고 세수가 미달할 때는 꺼내 쓰는 재정안정화 기능, 말하자면 저수지 같은 역할을 하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10년 연평균 증가율을 추세치 산정 기준으로 삼은 것은 반도체 업황의 호황·불황이 양방향으로 반영될 수 있는 기간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내년도 추세치·적립 규모 등 구체적 수치는 재정경제부의 세입 전망이 확정되는 다음 주 내년도 예산안 발표 때 공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육계 일부에서 제기하는 초중등 교육 홀대 우려에 대해 또 다른 기획처 관계자는 "기금 지원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투자가 부족했던 영유아·고등·평생교육에 균형을 맞추는 데 초점이 있다"면서도 "국가 정책상 시급하거나 대규모 재정 투입이 필요한 교육사업을 지원할 수 있다는 조항을 법안에 별도로 뒀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산식 개편 과정과 관련한 소통 부족 지적에 대해 "부처 간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쳤고, 지난달 8일에도 토론회를 열어 현장 의견을 수렴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달 24~28일 미래대응기금 패키지 법안을 입법예고하고, 다음 달 1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같은 달 3일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지방교부세·지방교육재정교부금 관련 조항은 각각 지방교부세법,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을 통해 미래대응기금법과 함께 '패키지'로 제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