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이후 허위 사실을 외부에 알리고 정치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이 항소심에서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1심에서 무죄였던 핵심 혐의인 국가정보원법 위반 일부가 항소심에서는 유죄로 판단됐다.
서울고법 형사6-3부(민달기 김종우 박정제 고법판사)는 19일 직무유기·국정원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 전 원장에게 징역 2년 6개월과 자격정지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이 요청한 형량은 징역 7년이었다.
앞서 1심은 조 전 원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조 전 원장이 2024년 12월 6일부터 10일까지 비상계엄 이후 기자회견과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국정원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조 전 원장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정치인 체포 지시를 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으며, 국정원과 외교부 직원들에게 '홍장원 전 1차장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재판부는 조 전 원장이 해당 발언과 문자 내용이 허위라는 점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또 국정원장이 개인적인 의견을 이 같은 방식으로 외부에 알리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저지하려는 정치적 동기와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다만 조 전 원장의 직무유기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직무유기 혐의는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이 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고 정치인들을 체포하려 했다는 내용을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에게 보고받고도 국회에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 핵심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조 전 원장이 홍 전 차장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아 정치인 체포에 나선 주체가 국군방첩사령부라는 사실을 인지했다고 봤다.
그러나 해당 내용만으로 조 전 원장에게 국회에 보고할 의무가 발생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홍 전 차장의 보고내용 외에도 체포의 구체적인 이유와 방법 등에 관한 추가 정보를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며 "보고의무를 전제로 한 직무유기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1심 재판부는 조 전 원장이 홍 전 차장으로부터 정치인 체포 주체가 방첩사라는 사실까지 보고받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근거로 직무유기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바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형량을 정하면서도 조 전 원장의 행위를 강하게 질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비상계엄 당일 '체포 지시'에 관한 보고를 받았음에도 그런 적이 없다는 허위 사실을 외부에 전달해 정치 논쟁에 직접 참여했다"며 "이런 행위는 국정원의 정치적 중립을 강화하는 법률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고 신뢰받는 정보기관으로 거듭나길 기대한 국민 기대에도 반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