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에 250억?"…'오픈런 불사' 수집 열풍 '포켓몬 카드'가 뭐길래

입력 2026-08-18 17: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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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고되자마자 품절"…카드 예약 티켓팅·오픈런까지
국내 거래액만 지난해 비해 5천% 상승
재테크 수단 각광 받으며 범죄 대상 되기도

18일 방문한 대구 북구 칠성시장 한 완구사. 포켓몬 카드 품절을 알리는 문구가 적혀 있다. 김지효 기자
18일 방문한 대구 북구 칠성시장 한 완구사. 포켓몬 카드 품절을 알리는 문구가 적혀 있다. 김지효 기자

포켓몬스터 출시 30주년을 맞은 올해, 수집가들 사이에서 포켓몬 카드가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르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18일 방문한 대구 북구 칠성시장 내 한 완구점. 포켓몬 카드를 대량으로 판다고 알려진 이곳 매장 입구 카운터에는 '포켓몬 카드 품절'이라는 안내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곳 관계자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카드가 입고되는데, 우리는 한 박스씩 판매하고 있다"며 "들어온 물량은 당일 다 나갈 정도로 인기가 정말 많다"고 말했다.

대구 중구 동성로 소재의 한 카드 숍은 문을 연 지 한 달째인 신생 가게였지만, 카드 게임 마니아들 사이에서 '가격도 저렴하고 랜덤팩이 괜찮다'는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고 있었다. 카드 숍 관계자는 "평일에는 하루 50명 정도 가게를 방문하고, 주말에는 정말 많이 온다"며 "학생들은 주로 공식 카드팩을 하나씩 구매하고, 성인들은 가격이 다소 비싼 '오리파'라는 비공식 랜덤팩을 주로 사는데 운이 좋으면 2만 원만 내고도 50만 원이 넘는 카드를 얻을 수 있어 인기"라고 했다.

이날 남자 친구와 함께 가게를 찾은 20대 유모 씨는 "최근 포켓몬 게임을 하다가 관심이 생겨 카드 한 팩쯤 사 볼까 싶어 이곳에 오게 됐다"며 "주변에 실제로 수집하는 사람은 없는데, 인터넷에서는 꽤 인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포켓몬 카드 거래가 목적인 국내 커뮤니티와 포털사이트 카페에서도 판매처별 카드 재고를 알려주는 정보성 게시글이나 진품 여부를 가려 달라는 문의 글이 실시간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형 마트 등 판매점 입고일에 맞춰 '오픈런'을 하겠다는 게시글도 상당수 눈에 띈다.

포켓몬 카드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시장 규모 역시 수십조 원에 달하며, 비트코인이나 주식 지표를 훨씬 뛰어넘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트레이츠 리서치는 지난해 전 세계 수집형 카드 게임 시장 규모가 147억 달러였고, 올해 162억 6천만 달러(약 22조 원)에서 오는 2034년 374억 2천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포켓몬 카드가 주로 거래되는 국내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KREAM)'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포켓몬 카드 등 트레이딩 카드 게임(TCG)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5,625% 증가했고, 4월 한 달 동안은 15,325%라는 급등세를 보였다. 크림에 등록된 가장 시세가 비싼 포켓몬 카드는 즉시 구매 가격이 한 장에 2천680만 원에 달했다.

지난 2월, 미국의 한 유튜버가 자신이 소장한 희귀 포켓몬 카드를 약 250억 원에 판매하는 사례도 등장하다 보니, 포켓몬 카드 숍을 대상으로 한 무장 강도 사건이 벌어지거나 가짜 카드가 유통되는 등 관련 범죄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

김지호 경북대 심리학과 교수는 "미국의 스포츠 카드로 대표되는 트레이딩 카드는 메인 콘텐츠의 인기가 시장을 좌우할 수밖에 없는데, 포켓몬의 경우 비교적 젊은 세대들도 관심을 가지는 장르"라며 "랜덤성 강한 카드들은 수집에도 의미가 있지만, 희소성 가치를 가져 '사냥의 스릴'을 소비자에게 주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어떤 이는 금전적인 이익을 보는 것처럼 보이나, 정말 희소한가에 대한 고민은 없는 듯하다"며 "자연물이 아닌 카드, 신발, 아이템의 경우 판매업체, 제조업체에 희소성이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고, 따라서 불필요한 소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서 소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